[칼럼] 태권도를 배우는 나라로 전락한 종주국이라니?
[칼럼] 태권도를 배우는 나라로 전락한 종주국이라니?
  • 김한주
  • 승인 2015.09.05 0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기원을 방문한 이란 여자 대표팀 선수들과 감독

[GTN TV=김한주 기자] 대한태권도협회 성재준 전무이사는 3일, 협회사무국에서 청소년 대표 지도자 5명과 회의를 열고 대한체육회 지원 청소년대표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태권도 전지훈련 장소와 일정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최근 해외 전지훈련지로 급부상한 이란이 최종 확정됐으며, 11월 중 7일에서 10일 정도의 일정으로 대한체육회 예산에 맞춰 전지훈련을 다녀오는 것으로 결정됐다.

과연 이번 결정이 최선인가? 태권도 전문 언론에서 이란이 태권도 최강국이라고 하며 협회에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가? 과연 이란과 우리나라를 비교할 수 있을까?

이란은 8천만 명이 넘는 세계 18위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20위권 안에 들어 본적이 없는 스포츠 약체 국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타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메달획득이 쉬운 태권도를 전략 종목으로 육성하고 있다.

당연한 선택이다. 전략사업이기에 국가의 역량을 발휘하여 미디어 노출과 같은 마케팅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환경이 부럽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기력 약화는 지도자들의 자질에 문제가 있는 것인데, 지도자 선발과정을 투명하고 창의적으로 해보지도 않고 다른 국가의 발전에 우선 신경을 쓰는 것은 아직도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해프닝에 다름 아니다.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들에게 묻고 싶다.

경기규칙의 변화에 따른 경기력 분석은 해보았는지? 경기력 향상을 위한 공청회와 경기분석에 대한 의견 청취는?

무사안일주의 행정과 그 한심한 행정에 간섭하는 언론의 유착은 없어져야 할 문제이다. 이란을 다녀와도 변화가 없다면 종주국의 위상을 더욱 떨어뜨릴 것이 틀림없다. 다행히 조금이나마 좋아진다면 그 후로는 이란의 도움으로 대한민국의 태권도 경기력이 향상되었다는 불명예의 오욕를 뒤집어써야 할 판이다.

모 언론매체에서 이란 협회장이 이런 발언을 했다. "(자국을) 방문한 나라의 태권도 대표팀에게 기술을 가르쳐 주었다."

다시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들에게 묻는다.

정말 이제는 우리가 이란에게 배워야하는 입장이 된건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진정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한다. 창조적인 노력은 시도조차 안 해보고 경기 결과가 좋은 나라마다 쫓아다니는 그런 나라가되어야 하는 것인지 태권도인 한사람으로 개탄을 금치 못하겠다.

늦지 않았다. 판단착오를 했으면 순순히 인정하고 고치면 된다. 지금이라도 경기향상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참신한 지도자를 공정하게 선발하자. 그것이 태권도의 중심국이자 최강국의 위상을 지키는 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