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택견연맹회장 "유네스코 문화유산, 전국체전 정식종목 채택돼야"
김상훈 택견연맹회장 "유네스코 문화유산, 전국체전 정식종목 채택돼야"
  • 편집국
  • 승인 2015.11.0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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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택견연맹회장 "유네스코 문화유산, 전국체전 정식종목 채택돼야"
"우리나라의 전통 호국 무예인 택견은 2000년 넘게 한민족과 함께 해왔다. 우리 국민들의 피와 DNA에는 택견과 관련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내재돼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택견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전승·발전시키는 노력과 함께 더 많은 국민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의 한 종목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

김상훈(60) 대한택견연맹 회장은 1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택견은 2011년부터 5년째 전국체전 시범 종목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전 세계 무예 중 최초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자랑스러운 우리 무예이지만 아직 정식 종목의 지위를 얻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부터는 택견이 전국체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택견 동호인은 전국에 120만여명으로, 저변 확대가 이뤄지는 추세"라면서 "대통령기, 문화체육장관기 및 각 시·도지사배 경기 등 많은 시합이 열리고 있지만, 정부가 조금만 전통 무예로서의 택견에 대해 신경을 써 준다면 이른 시일 내에 더 많은 국민들에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우리 국민들이 택견에 대해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지만, 실제로 경기를 참관하는 등 택견의 진수를 느껴볼 만한 계기는 드물었다"며 "무예의 계승·전수와 더불어 국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세계화된 '태권도'와의 차별성을 설명하면서 "부드러운 동작으로 강함을 극복하는 택견은 무용처럼 일상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무형문화유산으로 함께 등재된 '아리랑'의 선율에 맞춰 택견 동작을 펼치는 것이야말로 제가 매일 꿈꾸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기존의 발기술에 중점을 둔 택견을 손 기술도 더 많이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보다 격렬한 경기로 만들어 대중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스포츠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게 하겠다"고 택견 발전 구상을 내놓았다. 이는 외세의 침입에도 우리 민족이 살아남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의 하나인 '호국 무예로서의 택견'의 전통과 원형에도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김 회장은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택견연맹 회장과 국민생활체육진흥회 산하 전국택견연합회 회장을 공동으로 맡으면서 이 두 단체를 통합했다. 이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를 통합한다는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른 것이다. 통합 단체의 명칭은 '대한택견회'로 사단법인 설립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초대 회장을 맡아 정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한국자유총연맹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택견연맹의 발전과 홍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김 회장은 석유 수입 관련 기업인 (주)동특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한 기업인 출신이다. 과거 임채정 전 국회의장, 권오을 전 의원 등 주로 정치인들이 역대 택견연맹 회장을 역임해온 것에 비하면 이력이 특이하다. 이에 대해 그는 "택견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고 2000년이 넘은 전통 무예라는 것만으로 상품 가치가 있다"면서 "택견에 비즈니스를 접목해 영리 사업과 문화 콘텐츠 수출을 성공시키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기업가 활동에 대해 김 회장은 "1990년대 후반 석유 산업 규제가 풀리면서 석유 수입 사업에 나서 회사를 일궜지만, 석유 수입 관세가 올라 일반 정유사와 비교할 때 가격 경쟁력 잃으며 업종 자체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 셈"이라며 '뼈아픈 기억'이라고 회고했다. 현재 김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사단법인인 석유유통연구소 이사장을 맡으면서 자신이 30여년 넘게 몸담았던 석유 산업 및 유통업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김 회장은 좌우명을 묻는 질문에 "광명정대(光明正大·언행이 떳떳하고 정당함)하게 사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을 살아가며 어려움이 있기 마련인데, 그 어려움을 타파할 때 정직한 방향으로 밀어붙이면 나중에 결과가 잘못되거나 억울함을 당하더라도 이웃이나 사회에서 보호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사악한 쪽으로 가게 된다면 결과가 안 좋았을 땐 사회에서 매장 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식 출범을 앞둔 통합단체인 대한택견회도 '광명정대'의 원칙을 기본으로 삼도록 해 다른 스포츠 단체보다 훌륭한 단체로 성장시켜 민족의 전통 호국 무예인 택견을 전승·발전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택견은 2000년 전 고구려 시대부터 전승되고 있는 한국 무예의 뿌리이지만, 일제 강점기 때 전통무예 말살 정책으로 완전히 명맥이 끊어질 정도로 탄압을 받았다. 다행히 조선 말기의 택견꾼 송덕기에 의해 명맥을 이을 수 있었으며, 1970년대 초부터 송덕기로부터 택견을 배운 신한승의 계승 노력으로 1983년 6월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었다. 지난 2011년 11월 28일 중국의 '소림사 쿵후'을 제치고 문화적 가치를 인정 받으며 세계 전통 무예 중 최초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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