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河칼럼] 일가이귀 사내무공一家二貴 事乃無功를 경계한다
[淸河칼럼] 일가이귀 사내무공一家二貴 事乃無功를 경계한다
  • 박완규
  • 승인 2017.08.17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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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정신을 닮은 이곳 무주를 자랑하고 싶습니다. (중략) 무주는 예로부터 무예인의 땅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 구천동은 호국무사 9000명이 무술을 연마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지난 6월 24일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2017 무주 WTF 세계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183개국 1,768명의 역대 최대 규모 참가선수단,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10여 명의 IOC 위원들, 그리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남긴 축사의 한 대목이다.

무주와 태권도 간의 역사성과 정통성, 단일 종목임에도 183개국에서 이 대회에 참가했다는 사실은 현재 태권도의 국제적인 위상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극적인 장면이었다. 뭉클한 장면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경기 시작 전 심판이 선수들에게 한국어로 “차렷! 경례!”를 외치면 선수들은 한국식으로 예의바르게 서로 배꼽 인사를 한다. 피부색과 국적, 언어, 인종은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경기도 우리말로 진행된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새삼 느낀 점은 태권도가 한국 문화의 세계화라는 관점에서 K팝, 패션, 음식을 뛰어 넘는 가장 성공한 한류(韓流)의 진정한 원조라는 사실이다. 또 태권도는 외국인들이 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표 이미지로 현재 전 세계에서 210여 개국에서 8000만 명이 수련하고 있는 정통무예다.

이런 위상에도 불구하고 지금 태권도가 위기다.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퇴출 위기에 놓여있는 태권도 경기를 올림픽 영구 종목이 되도록 지켜내야 하고,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갈망하고 있는 종주국 방문의 염원을 담아내야하기 때문이다.

이런 난제를 해결할 선봉에 있는 것이 무주의 ‘태권도원’이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최근 확정한 100대 국정 과제에 세계적인 10대 태권도 명품 콘텐츠 개발과 성지화 계획을 포함시키는 전례가 없었던 획기적인 방침을 밝혔다.

헛구호로 그치는 용두사미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국기원의 무주 이전이 선행조건이 돼야 한다. ‘일가이귀 사내무공一家二貴 事乃無功’이라, 한 집안에 권력자가 둘이 있으면 무슨 일을 해도 성과가 없게 마련이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국기원과 태권도 진흥재단이라는 두 개의 특수법인으로 이원화 돼 있어 역량이 분산되고 있는 게 딱 그 모양새다. 사업비가 전액 확보돼 있는 태권도원의 핵심시설이자 상징시설인 태권전과 명인관의 조기 준공도 시급하다.

또 수년째 허덕이는 민자지구의 개발을 위해선 ‘민자유치본부’를 구성해 활발히 유치활동에 나서야 한다. 이외에도 태권도원의 주 진입도로 확장, 태권마을 조성 등의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국정 과제에 포함된 태권도를 소재로 한 영화, 공연 등의 콘텐츠 개발과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럴 때만이 태권도의 21세기 국가 전략 관광 상품화, 태권도를 통한 대한민국 문화의 글로벌 확산, 전 세계 8000만 태권도 동호인들의 성지 방문 러시를 이룰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오롯이 싸안을 수 있는 첩경이 바로 ’태권도원 성지‘ 사업의 완성임을 명심해 처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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