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河칼럼] 동물과도 교감(交感)하고 소통할 진대
[淸河칼럼] 동물과도 교감(交感)하고 소통할 진대
  • 박완규
  • 승인 2012.09.05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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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살면서 늘 느끼듯 주변에 애완동물을 키워본 사람의 말은 한결같다.“ 말만 못할 뿐이지 사람이나 다름없어요. 눈치가 어찌나 멀쩡한 지...”

함께 살다 보면 동물과도 충분히 소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 주인(사육사)도 어쩌지 못하는 동물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건 믿기 어려웠다. 정말일까. 혹시 사전에 관련 정보를 알고 벌이는 쇼는 아닐까.

얼마 전, 한 TV의 동물농장 프로그램에서‘하이디’란 미국의 동물심리분석가(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초청, 동물과의 교감(交感)을 통해 이유를 알기 힘든 동물의 이상 행동을 치유한다고 했을 때 들었던 의뭉스러움이다.

하이디의 능력은 그러나 놀라웠다. 옥상에 혼자 살면서 식구들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던‘하늘이’의 경우, 과거 연구소에서 삽살개 특성 실험을 당해 사람을 무서워한다는 점을 알아낸 것. 하이디가 다신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일러주자 식구들에게 다가서기 시작했다.

명마‘마미’가 갑자기 사람을 거부하게 된 원인을 찾아 위로함으로써 정상으로 돌아가게 하고, 4년 넘게 죽도록 싸우던 강아지‘뽀뽀’와‘몽이’를 화해시켰다. 일본에서 온 뒤 적응하지 못하던 돌고래‘태지’에겐 생각처럼 버림받은 게 아님을 전해줌으로써 활력을 되찾도록 만들었다.

하이디가 동물과 교감하는 과정은 복잡하지 않다. 동물의 몸에 손을 대고, 눈을 맞추며, 정성껏 냄새를 맡아가며 무슨 일인지 사연을 들어준다.

원인을 파악하고 나면 일단 위로하고 보듬으며 정확한 상황 설명으로 오해를 풀어준 뒤 가족(주인)의 미안한 마음과 사랑을 전함으로써 변화를 이끌어낸다.

하이디의 힘이 초능력인지, 훈련에 의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분명한 건 동물도 자신의 상처를 이해하고 감싸안는 사람에겐 마음을 연다는 사실이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사사건건 삐딱하게 굴고, 궤도에서 벗어나는 경우 알고 보면 나를 좀 봐달라는
간절한 외침인 수가 대부분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가족 가운데 혹은 내 주변에 외로운 사람, 심약한 사람, 쓰라린 상처를 안은 채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대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잘 살펴볼 일이다.

화내고 짜증내고 등 돌리고 매사 어긋나게 굴수록 왜 그러느냐고 다그치거나 외면할 게 아니라 '나는 무조건 당신편 혹은 네 편'이라고 끌어안을 때 교감과 소통, 그리고 화해의 장은 열릴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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