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1861) 친구의 고백
#좋은아침(1861) 친구의 고백
  • 박완규
  • 승인 2017.10.12 0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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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목식의 지기가 보내온 고백이 마음에 끌려
오늘 ‘좋은아침’에 부칩니다.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반짝 윤이 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
바래고, 향기도 옅어 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오고,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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