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치악산의
가을 경치는 단연 으뜸입니다.
정안홍엽征雁紅葉)에
국오수벽(菊傲水碧)이라,
하늘 기러기 날고 산 붉게 물든 풍경에,
국화는 자태 뽐내고 물은 비취처럼
푸른 빛을 띠누나.
가을 경치는
좋은 화제畵題도 됩니다.
추연출곡(秋煙出谷)
추풍세우(秋風細雨)
추산우제(秋山雨霽)려니,
계곡에서 솟아나오는 가을 안개,
가을바람 속에 내리는 가랑비 또,
비 갠 가을 산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운치가 느껴집니다.
사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유래는
평화로운 풍경과는 정반대 의미입니다.
시야가 탁 트인 날씨와 살찐 말을 이용해
흉노족이 침입하기 좋은 계절을 걱정하던
말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어떠랴,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면 그만이지요.
가을은 또 독서의 계절입니다.
신량등화(新凉燈火)에
등화가친(燈火可親)이리니,
지금이 글 읽기에 딱 좋은 초가을 일기라
등불을 가까이함이 마땅합니다.
목식의 벗들이
좋은 책 몇권 배낭에 넣고
가을 감흥에 나서면 참 좋겠습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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