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陰漠漠四山空 추음막막사산공
落葉無聲滿地紅 낙엽무성만지홍
立馬溪橋問歸路 입마계교문귀로
不知身在畵圖中 부지신재화도중
‘가을 구름 잔뜩 끼어 사방 산들 쓸쓸하고
소리 없이 지는 낙엽으로 땅 가득 붉네
냇가 다리에 말 멈추고 돌아갈 길 물으니
내 몸이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하구나.’
삼봉三峯 정도전이 지은
‘방김거사야거(訪金居事野居)’라는 시입니다.
산 속에 사는 김거사를 방문하며 읊은 시로
부질없는 속세의 욕심을 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삼봉의 생각이 담겨 있지요.
고려를 멸망하고 조선을 건국한 공신으로서
부귀와 영화를 누린 그였지만, 마음속에는 늘
산 속 깊은 곳에서 속세의 영욕에 물들지 않고
사는 꿈을 꾸었던 그였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나 자신에게 어디로 돌아가야 할 지
물어보는 새 한 주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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