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읽다만 책 한권 끼고 서울대로 이어진
둘레길을 걷습니다.
낙엽을 밟으며 가을을 걷다가
작은 바위에 걸터앉아 책 속을
탐미해봅니다.
그렇게 걷다가 멈추기를,
그렇게 펼쳤다 접기를 반복하며
느릿느릿 공기의 흐름에 몸을 맡깁니다.
어느 날엔가
책 속에서 홀연히 나타난 공자께서
일깨워준 말씀이 있습니다.
“책은 가까이 하면서도
그 책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느니,
아무리 좋은 책일 지라도 거기에
얽매이면 자신의 눈을 잃게 되니라...!“
책을 많이 읽었으면서
꽉 막힌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책을 잘 못 접한 탓에
까막눈이 돼 버린 까닭이지요.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을 읽을 수 있는 때
열린 세상도 함께 읽을 수 있습니다.
책에는 분명히 길이 있으되,
책에 읽히지 않고,
책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내 벗들이
바른 독서와 가을정서를 함께 탐닉하는,
안식의 휴일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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