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소통과 관용과 평화를 향해 진일보하는 새해이길
[발행인칼럼] 소통과 관용과 평화를 향해 진일보하는 새해이길
  • 이기백
  • 승인 2018.01.0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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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몇가지 간절한 소망을 품고 새해를 맞았습니다. 개인적인 소망이야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지만, 필자는 우리 태권도 사회에 거는 소망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태권도 사회가 극심한 갈등을 넘어 좀 더 화합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태권도 사회 갈등지수가 너무 높다는 것은 이제 상식입니다. 온통 갈라서고 등 돌리고, 벽 쌓고 멱살 잡고입니다.

4대기구 제도권에서만 그런 게 아닙니다. 제도권과 일선 태권도인 사이도 그렇습니다. 태권도인들 사이에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그렇습니다. 생각이 조금만 달라도 등 돌리고 갈라섭니다. 이해관계가 조금만 달라도 멱살 잡고 싸우기 일쑤입니다.

이념 간, 세대 간, 지역 간 온통 높은 장벽들입니다. 심지어는 피를 나눈 가족끼리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느 쪽도 먼저 양보하려 하지 않습니다. 들으려고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치르는 사회비용이 너무 큽니다. 이러다가 우리 태권도 사회가 공멸의 늪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됩니다. '갈등극복'과 '사회통합'은 이제 우리 사회의 최고 가치입니다.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위한 첫째 조건입니다. 

사회통합으로 가는 가장 현명하고도 확실한 길은 역시 '소통'입니다. 민주사회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권력의 힘으로, 공포와 억압으로 통합을 이루는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습니다. 누구라도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잘 안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한 데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소통의 방법을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가장 중요한 원칙 하나만 확인하고자 합니다. 힘 있는 쪽에서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힘 있는 쪽은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에 익숙하기 마련입니다. 힘 있는 쪽이 말을 내려놓고 듣는 자세를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권력자가, 사용자가, 선생님이, 기득권층이 자세를 낮추고 들으려 해야 합니다. 말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쪽이 편안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서 소통은 시작되는 법입니다.

소통을 통해서 사회통합으로 나아가는 과정에는 중요한 하나가 있습니다. 우리 태권도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합의하고 공유할 수 있는 가치들을 넓게 확보해 가는 것입니다. 만나서 대화하고 소통하지 않고서는 기존의 합의 영역조차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만나서 소통하다 보면 합의와 공유의 폭도 넓혀집니다.

합의된 가치들은 법률과 제도로 정착돼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소통해도 합의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거기서는 당연히 관용과 배려와 상생의 미덕이 작동돼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태권도 사회가 좀더 '평화'로웠으면 좋겠습니다. 억압에 의한 저차원의 죽은 평화가 아닌, 소통과 관용에 기초한 고차원의 역동적 평화를 세워갈 수 있어야 합니다. 

한 마디만 덧붙이겠습니다. 우리는 패러다임 전환기를 살고 있습니다. 산업사회 패러다임에서 지식정보사회 패러다임으로, 냉전 패러다임에서 탈냉전 패러다임으로, 국민국가 패러다임에서 글로벌 패러다임으로의 대전환을 겪고 있는 역사적 이행기입니다. 이럴 때는 가치 사이의 갈등, 제도 사이의 마찰, 문화 사이의 충돌이 더 격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평화가 간절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소통과 관용과 평화의 정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 태권도 사회는 그런 역사적 전환기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충분하다 못해 지나칠 만큼 갈등과 혼돈을 치렀습니다. 많은 태권도인들이 극한 갈등으로 인한 극심한 피로감에 지쳐 있습니다. 갈등과 혼돈, 그로 인한 퇴보와 공멸 위기 앞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그것은 비극입니다.

극심한 갈등과 공멸 위기에서 교훈을 얻고, 그 교훈을 꽃 피우는 2018년이기를 바랍니다. 우리 태권도 사회와 우리 모두 소통과 관용과 평화를 향해 진일보하는 무술년 새해이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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