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
치악산을 오르다 구룡沼소에
잠시 머무릅니다.
上善若水상선약수라,
노자께서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했던가요.
그러고 보니,
새삼 흐르는 것이 물 뿐 아닌 듯합니다.
시간이 세월로 흐르고,
몸 따라 마음도 흘러가지요.
힘겨워 죽을 것만 같았던 순간도
시간이 흐르면서 지나가고,
기쁨의 순간을 묶어놓아도 순식간에
지난 날이 됩니다.
장구할 것만 같던 구룡사 노송도
맥없이 무너진 걸 보니,
참 세월은 매몰차다 싶습니다.
소중한 이 순간만은 묶어 놓고프지만
일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군요.
흐르는 물에 발을 씻으니
아쉬움마저 씻겨갑니다.
돌이켜 보면
매 순간이 기회였는데
그 많은 기회 다 놓쳤다 싶지요?
하지만
새해 새 기운으로 좋은 기회가
또 다가올 겁니다.
飛蓬乘風비봉승풍이라,
쑥이 바람에 흩날리듯 기세에 편승하는
정초 새 한 주의 시작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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