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대표단, 6월 바티칸서 남북태권도 합동시범 제안
교황청 대표단, 6월 바티칸서 남북태권도 합동시범 제안
  • 김대규 기자
  • 승인 2018.02.10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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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초청받아 교황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멜초르 산체스 데 토카 교황청 문화평의회 차관보가 10일 강원도 용평리조트 내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 홍보관인 '카사 이탈리아'에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평창 올림픽취재팀=김대규 기자] 평창올림픽 무대에서 남북한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 태권도가 오는 6월 바티칸에서도 합동시범을 펼칠 가능성이 생겼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사상 처음 정식 초청받아 교황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멜초르 산체스 데 토카 교황청 문화평의회 차관보가 오는 6월 바티칸에서 남북한 태권도의 합동시범을 제안했다.

데 토카 차관보는 10일 강원도 용평리조트 내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 홍보관 '카사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과 국제태권도연맹(ITF) 임원진 및 시범단 초청 오찬행사에 참석해 "오는 6월 로마에서 열리는 태권도 대회 때 바티칸에서 남북태권도 시범단이 합동공연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6월 1∼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WT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대회가 열린다.

데 토카 차관보는 "우리도 계속 연구하고 가능성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정원 WT 총재와 리용선 ITF 총재를 비롯한 두 연맹 관계자와 시범단이 참석했다.

조 총재는 바티칸 합동시범 제의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며 11일 ITF 대표단이 WT 서울 사무국을 방문할 때 실무회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중심으로 발전한 WT와 북한 주도로 성장한 IT의 시범단은 9일 열린 평창올림픽 개회식 식전행사에서 합동시범무대를 선보였다.

데 토카 차관보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평화에 대해 많은 말씀을 했다"고 전한 뒤 "이번에 스포츠를 통해 남북한이 하나가 됐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것이 평화의 길이다"라고 덧붙였다.

데 토카 차관보는 스페인 출신으로 젊은 시절 근대5종 선수로 활약하는 등 스포츠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남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합동공연과 함께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입장한 모습을 지켜보고서는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일이 동·서로 나뉘었던 때를 거론하면서 "이렇게 서로 남과 북이 함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께서는 세계가 '벽'보다는 '다리'를 많이 구축해야 한다는 말씀을 항상 하신다"면서 "이번 올림픽을 통해 남북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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