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1993) 放下着방하착
#좋은아침(1993) 放下着방하착
  • 박완규
  • 승인 2018.02.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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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탁발승이 길을 나섰는데,
어떤 사람이 낭떠러지 아래에서
나뭇가지를 붙잡고 발버둥 치며
살려달라고 외치는 걸 목격합니다.

"이게 어찌 된 영문이오?"

"나는 앞을 못 보는 봉사이온데, 양식을
얻으러가다 발을 헛딛어 굴러 떨어졌소.
뉘신지 모르오나 속히 나 좀 구해주오!"

탁발승이 찬찬히 아래를 살펴보더니,
이윽고 장님에게 이렇게 외칩니다.

"잡고 있는 나무를 그냥 놓아버리시오.
그럼 더 이상 힘 안들이고 편해질 거외다!"

당황한 장님이 애걸복걸 합니다.

“지금 이 나뭇가지를 놓아버리면
아래로 떨어져 즉사할 게 아니오.
제발 나좀 살려주시오!“

그러다 힘이 빠진 장님이 손을 놓자
땅바닥으로 가볍게 툭 떨어지며
단지 엉덩방아를 찧을 뿐이었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앞 못 보는 장님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썩은 동아줄과 같은 물질을
영원한 생명줄로 착각하고 끝까지 붙들고
발버둥치는 불쌍한 중생들이지요.

放下着방하착이라,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아라’ 혹은,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는 뜻입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온갖 번뇌와 갈등, 원망과 집착 같은
욕심들이 얽혀있습니다.

이런 것을 모두 벗어던지고
心身無要심신무요 한 벗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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