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2007) "사랑합니다"
#좋은아침(2007) "사랑합니다"
  • 박완규
  • 승인 2018.03.0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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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우리말로 하는 표준화된 인사말입니다.

낯선 사람이건 아는 사이건 예의를 차려야
할 사이에서는 가장 무난한 첫마디지요.

하도 외침에 시달리고 변화무쌍한 역사를
살아온 민족이어서 이런 슬픈 인사말이
생겨났다는 설이 있기는 하지만,
이야말로 '자학사관'에 다름 아닙니다.

그저,
'반갑습니다' 또는 '잘 지내셨습니까'
정도의 의미를 담아 쓰던 말이 예절어로
굳어졌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여러 언어권의 인사말은
대체로 관심형과 기원형으로 나뉩니다.

'하우 아 유?'(영어), '니 하우마?'(중어),
'비 게테스 이넨 지?'(독어), '꼬망 딸레 부?'(불어)
등이 모두 '요즘 어떻게 지내시냐'고
가벼운 관심을 나타내는 인사지요.

아랍권의 '앗 쌀람 알라이쿰!(평화가 당신에게)',
'평화·평강·정의·질서·조화'라는 뜻인 유대인 인사 '샬롬!',
'나의 신이 당신의 신께 문안드린다'는 인도의 '나마스떼!'
등은 기원의 의미가 강합니다.

우리의 “안녕하십니까”는 관심형 질문이면서도,
'안녕하시길 바란다'는 축원의 어감도 상당해
이상적인 인사말이라 할 만합니다.

십 수 년 전이던가.
한 중학교에 뇌성마비 친구가 입학하면서
모두가 서로를 아끼고 돕는 마음을 북돋고자
“안녕하십니까” 대신 “사랑합니다”로 바꾼 게
널리 퍼져 이제 대부분의 학교에서
공식 인사말로 쓰인답니다.

요즘은 상술로써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뜬금없는 고백으로 오용되기도 하지만
그 표현이 썩 기분 나쁘지 않은 건 왜일까요.

우리네 정서엔 다소 닭살 돋음이 없지 않지만,
이 인사말에 담긴 존중과 배려의 아름다운 의미가
널리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벗님들, 사랑합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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