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밝힌 평창 '허문 경계, 불타는 열정' 패럴림픽 개막
다시 불밝힌 평창 '허문 경계, 불타는 열정' 패럴림픽 개막
  • 김대규 기자
  • 승인 2018.03.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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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8시. 컴컴했던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의 불이 다시 밝아졌다. 6개 종목의 선수들의 열정이 붉은 수은주로 표현된 인트로 영상이 끝나자 카운트다운이 시작됐고, 경기장에는 큰 환호성과 함께 평창의 겨울을 향해 4년을 기다린 페럴림피안의 뜨거운 에너지로 채워졌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화려한 개막을 알리며 열흘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열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는 주제로 열린 개막식 행사는 장애를 넘어선 패럴림피안의 꿈과 희망, 대한민국 특유의 뜨거운 열정이 결합해 전세계인들에게 공존의 메시지를 전했다. 장애인 선수들의 열정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힘이 될 것이라는 외침이었다.

의수의족장애인 신명진씨의 대고 퍼포먼스가 가장 먼저 전세계인을 맞았다. 선수들의 열정과 뜨거운 심장 박동을 의미하는 어우러진 다양한 북소리는 얼어붙은 세상을 깨우는 동시에 땅을 정화하며 대회가 무탈하게 치러지길 기원하는 의미가 담겼다. 이어진 단아한 춤사위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태극기가 등장한 뒤 장애인 가수 황영택과 김혁건, 휠체어 장애인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애국가를 불렀다. 이어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49개국, 570명의 선수들이 스타디움에 국가명의 한글 순서대로 입장했다. 개최국 한국은 가장 마지막인 49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당초 개회식에서 북한 대표팀과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한반도기에 독도 표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무산됐다. 북한은 일본(재팬)과 조지아 사이인 34번째로 들어왔다. 대한민국 개막식 기수로는 장애인노르딕스키 대표팀 신의현(창성건설)이, 북한은 장애인노르딕스키에 출전하는 김정현(18)이 기수로 나섰다.

이어 펼쳐진 ‘가능한 꿈’ 공연에서는 시각장애인 소정이가 무한한 상상력으로 그린 그림이 현실이 됐다. 평창의 아이들과 패럴림피안들의 꿈을 상징하는 파라보트를 완성하고, 평창에서 하나가 뙤는 꿈이 펼쳐지는 퍼포먼스를 통해 이번 대회가 그리는 이상향을 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회를 선언한 뒤 대회기 게양으로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공식적으로 개막을 맞았다. ‘열정의 휠(Wheel of Passion)’이라는 역동적인 휠체어 공연 속에 순백의 땅 평창에 다시 성화가 타올랐다.

마지막 공연으로 성악가 조수미, 가수 클론과 소향, 소리꾼 박애리, 유지숙이 한데 어울려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붉게 빛나던 공존의 태양이 하얀 보름달이 되면서 피날레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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