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2035) 靈魂영혼
#좋은아침(2035) 靈魂영혼
  • 박완규
  • 승인 2018.04.0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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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노트북에서 쏘아대는 전자파 탓에
침침해진 눈의 피로를 풀 요량으로
시집을 한권 꺼내 펼칩니다.

허혜정의 '골목 하나가 푸르다'란
시구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만남은 간혹
물속에서 유리에 긁힌 상처와 같다.
피는 흐르지만 아픔은 느껴지지 않는다.
물의 장력을 뚫고
태양의 빛과 공기의 바람과 만난 후에야
송곳 같은 아픔이 솟아오른다.
누가 물밑에서
상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겠는가.
물속의 상처는 너무도 부드럽고 깨끗하여
아무런 통증 없이 살과 섞여 있다.
투명한 유리 조각이
전신의 살을 긋고 가도
상처가 생겼으리라는 느낌조차
떠오르지 않는다...

만남이란 신비로운 힘에 이끌린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너무나 소중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되지요.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벗들의 영혼을 함께 나누는 게 아닐런지요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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