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2050) 참외농사
#좋은아침(2050) 참외농사
  • 박완규
  • 승인 2018.04.1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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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직장을 팽개치고
일찌감치 귀농을 한 친구의
농장을 찾았습니다.

참외 수확이 한창인지라,
서툰 일손이나마 보탰습니다.

여느 신출내기 농부가 그렇듯
이 친구도 처음에는 쓰디쓴
실패를 맛봤답니다.

귀농 첫해에
겨울인데도 볕이 너무 좋아서인지
금세 참외넝쿨이 이랑을 가득 채워
꽃도 잘 피고 열매도 많이 달려서
첫 농사가 잘 됐다고 기뻐했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참외 출하가 시작될 즈음
잎이 다 말라버리면서 기어코
농사를 망쳐버렸다고 합니다.

어느 날,
토박이 농사꾼 한 분이 찾아와
“참외 나무에 속았구려”라며
‘신의 한 수’를 일러주었답니다.

참외 넝쿨이 좋아도
뿌리는 아직 튼실하지 않은 탓에
첫 열매는 한 개만 남긴 채 뿌리가
약해지지 않도록 다 따 버려야 된다고...!

고수의 가르침을 따라
한 포기에 한 개만 두고 다 따버리자
두 번째 수확부터 좋은 결실을 맺었답니다.

많은 이들이 열매가 맺히는 것만 좋아하지
뿌리가 계속 열매를 맺을 수 있을 만큼
튼실한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농부는 멀리 보고
뿌리부터 관리하며 농사를 짓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게
참된 가치요, 행복이 아닐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만 좇지 말고,
내 삶의 뿌리가 어쩐지 돌아볼 일입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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