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비추는 거울
마음을 비추는 거울
  • 박완규
  • 승인 2012.09.1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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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매일 거울을 본다. 외모나 차림새 등 다른 사람들에게 비춰지는 외양을 매만지기 위해서다. 마음 모습을 비춰주는 '마음 거울'도 매일 보면 좋으련만, 그렇게는 잘 하지 않는다. 외양 못지않게 남에게 풍기는 사람의 향기는 세상을 살맛나게 하는 더 중요한 요소임에도.

옛 사람들은 마음을 수시로 갈고 닦는데 무척이나 애를 썼다. 마음 경계하는 글을 거울이나 벽, 세숫대야, 책상 등에 새겨 '마음 거울' 비추기를 잠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일상 생활 중에서 묻히게 되는 마음의 때를 부지런히 닦아내기 위해서다.

"진실로 날로 새롭게 하고 매일매일 새롭게 하여, 나날이 새롭게 하라(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중국 은나라를 세운 성탕(成湯)이 세숫대야에 새긴 글이다. 주나라 무왕(武王)은 거울에다 "그대의 앞은 눈으로 보고, 뒤는 생각으로 살펴라(見爾前 見爾後)"라고 새겼다.

너무 게으르지 않은지,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은지,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생각만 앞서 올바른 시각을 잃고 있지 않은지, 누구를 싫어하는 마음이 여전하지 않은지 자주 돌아보자. 그러면 그런 마음의 때가 조금씩 없어질 것이다. 마음이란 항상 챙기지 않으면 어느샌가 달아나 버린다. 잠시만 한 눈 팔아도 무슨 장난을 할 지 모르는 개구쟁이와 같다.

"일이 없을 때는 마음이 어두워지기 쉬운 법이니 마땅히 고요하게 하여 밝음으로 비추어야 하고, 일이 있을 때는 마음이 달아나 흩어지기 쉬우니 마땅히 마음을 밝게 하여 고요함을 주인으로 삼아야 한다." 채근담의 말이다.

얼굴만 보지 말고, 매일 '마음 거울'도 보자. 마음을 수시로 챙기자. 그러면 변화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얼굴은 매일 봐도 그 얼굴이다. 갈수록 늙어가는 모습에 오히려 마음이 편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마음 거울'을 매일 본다면, 점점 밝아지고 향기로워지는 마음 모습을 보며 즐거워할 수 있을 것이다.

팍팍한 삶 속에서 맑고 밝은 마음을 되찾고 유지하는데 우리가 너무 소홀한 것 같아 읊조려 본, 조금은 고답적인 얘기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번쯤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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