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태권도의 바른 수련이 개인 가정 사회의 건강을 가져온다
[발행인칼럼] 태권도의 바른 수련이 개인 가정 사회의 건강을 가져온다
  • 이기백
  • 승인 2019.05.13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이 부시도록 푸르른 계절의 여왕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과 8일 어버이날을 통해 우리는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게 된다.

무릇 가정은 한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이자 각 개개인 삶의 시작점이다.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만큼이나 소중하고 귀중한 것이 바로 가정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가치관의 혼란과 도덕적 무질서는 바로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정의 뿌리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속한 사회변혁에 따른 핵가족화로 집안에서 어르신들이 사라진 이후 부부관계의 갈등과 단절로 인한 '가정 붕괴' 현상은 부모와 자녀간 대립과 충돌을 가져오고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우리는 종종 본다.

특히 가부장적 관습과 사회상의 급격한 변화가 심각한 문화지체를 유발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은 그 정도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최근 우리들 안방에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해온 인기 연예인들의 가정폭력과 이혼 관련 소식들은 생가슴을 후벼 파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자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때리는 사람은 전혀 부끄럽거나 잘못된 행동으로 생각하지 않는데 잘못없이 폭력의 희생자가 된 자들은 무엇 때문에 참고 견디지 못할 극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폭력을 증언하는 지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통계법상의 논란이 없지 않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리 사회의 이혼율이 증가일로에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의 밑바닥에는 가부장제를 둘러싼 여성과 남성의 근원적인 시각차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기회가 확대되고 사회 진출이 증가하면서 여성들의 의식은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혼인관계에 들어서면 조선시대와 다름없는 가부장적 관습들이 여성들을 옭아맨다.

미혼일 때는 양성평등의 시각을 견지하던 남성들도 결혼과 동시에 급격하게 가부장제에 편입하는 경우가 많아 부부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가정에 위기가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최근 몇해 사이 보육원에는 30대 부모가 있는 이혼 고아들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가정을 자기만의 편안함을 추구하고 이해타산에 의한 필요조건을 전제로 생각하는 부도덕한 성인들에 의해 고아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즈음 '인간됨'을 위한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가정은 인간 최초의 학교요, 부모는 최초의 교사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자녀를 위한 부모의 교육은 그의 교육적인 능력보다도 그 부모가 어떤 사람이냐에 달려 있다. 어린이는 부모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게 마련이다.

지혜를 갖춘 부모는 언젠가는 독립해야 할 자녀임을 인지하고 어린 시절부터 독립하는 그 날까지 적절한 훈련으로 자립심을 갖추기 위한 기본 예절과 습관, 그리고 사회에 대한 적응력과 책임성을 길러줘야 한다.

사랑과 인내와 노고의 대가를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여 버릇없이 불균형적으로 비대해진 자녀들의 심신의 군살을 빼주기 위해 '값진 고생'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과감히 제공하는 부모들도 없지 않다.

우리는 절대로 자식을 부모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진흙덩이처럼 생각해선 안된다. 동등한 인격체로서 자녀의 의사를 존중해주면서 '유명한 인간'보다 '행복한 인간'이 되어 달라고 당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오늘날 급증하고 있는 가정해체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가부장제를 극복하고 법과 제도와 관습에서 부부평등, 양성평등을 완전하게 구현해냄으로써 소중한 우리 가정의 건강지수를 한 단계 높여야 하겠다.

대체로 사회지도층에 속해 있는 우리 태권도 가족들부터 당장 솔선수범하면서 건강한 가정, 건전한 사회의 틀과 기강을 다져 나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자가 본지 창간 때부터 ‘태권도의 바른 수련이 개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의 건강을 가져오게 할 수 있다’고 논파(論破)해온 것도 태권도의 무한한 가치성보다 오늘날 해체돼가는 구조적 사회모순에 단침을 놓고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기 위함이리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