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희 사범 "20만 말레이 경찰이 유단자 되게끔 목표"
이병희 사범 "20만 말레이 경찰이 유단자 되게끔 목표"
  • 이보영 기자
  • 승인 2019.07.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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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초중고·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태권도입니다. 무예를 가르치기에 앞서 예절과 인성 함양을 우선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더 좋아합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청 특수기동대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이병희(56) 수석 사범은 26일 GTN TV와의 인터뷰에서 "현지에서 가라테보다 인기 있는 스포츠가 태권도"라고 전했다.

그는 강원도 평창군 용평돔에서 이날 개막한 '2019 평창 세계태권도한마당'에 말레이시아 초등학교 선수들을 이끌고 참가했다.

용인대 태권도학과를 나와 수원대 체육교육 석사과정 중 말레이시아로 건너간 그는 27년째 태권도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앞두고 3개월 간 말레이시아 태권도 선수팀 코치를 맡았다가 현지에 눌러앉아 재외동포가 됐다.

그는 "당시 올림픽에서 가르친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해 고무된 말레이시아 정부가 대표팀 지도를 계속해달라고 요청해 남게 됐다"며 "당시 엘리트 스포츠였던 태권도가 이제는 동호인이 인구의 10%인 3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늘어나 국민스포츠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대표팀 지도자에서 물러난 뒤 '월드태권사범연수원'이라는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그는 2014년 국기원 태권도 해외 파견 사범으로 임명되면서 도장을 현지인 제자에게 물려주고 말레이시아 경찰청에서 제자를 양성하고 있다. 

이 사범은 "특수기동대원 6만명 전원을 유단자로 만들기 위해 우선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집중했고 이달 초 국기원에서 38명이 정식 사범으로 인증을 받았다"며 "이들이 말레이시아 전역의 특수기동대로 흩어져 태권도를 본격적으로 가르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태권도 한마당에 참가한 선수들은 품새 경연에서 입상하려고 5일 전에 입국해 경기도 시흥의 태권도장에서 맹연습도 했다고 한다. 

이 사범은 "각국에서 출전한 수준 높은 선수들이 경연도 보고 친구도 생기는 데다 태권도 종주국을 방문하는 일이라서 학생들은 입상을 못 해도 참가 자체만으로도 행복해한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이 도쿄 올림픽 출전 종목으로 선정된 가라테가 계속 정식종목의 지위를 유지하려고 해외 보급에 적극적이지만 말레이시아에선 태권도 인기를 앞지르지는 못할 것"이라며 "무예를 가르치기 전에 규율을 준수하고 어른을 공경하고 인내심을 키우는 인성부터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이 사범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20만 명에 달하는 경찰 전체가 태권도 유단자가 되도록 보급하는 일"이라며 "경찰 최고의 호신 무예로 자리 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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