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전염병 관리시스템을 갖춰야
[발행인칼럼]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전염병 관리시스템을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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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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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호랑이나 늑대 같은 포식동물은 멸종시키거나 희귀동물로 만들어 버렸으면서 미물생인 세균과 바이러스와의 생존경쟁에서는 아직 완승을 거두지 못했다. 중세 유럽 인구의 절반이  흑사병으로 죽은 것을 비롯해 전염병은 전쟁보다 더 많은 인명을 앗아갔으며 그 겁난은 현재 진행형이다.

세균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참 편리한 숙주다. 인간이 동물을 가축화 한 덕택에 새로운 숙주를 확보했고 사람에 붙어서 비행기를 타고 미지의 땅에 들어가 무방비 상태의 인간숙주를 발판으로 무한번식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인간들은 또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세균을 배양해 상대방 진영에 퍼뜨렸다.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백인들은 원주민 보호구역을 만들어 강제 이주시켰다. 그 후 천연두 창궐로 원주민 부족(567개로 추산)중 다수가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백인들이 배급한 모포에 붙어있던 벼룩들이 천연두를 퍼뜨린 것이다.

인류는 그동안 백신을 열심히 개발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세균에게 이웃의 몸을 숙주로 제공하는 어리석은 짓을 해왔다. 바이러스는 국경도 없고 정파도 없는데 바이러스를 막는 인간들은 국가이기주의 정파이기주의에 매몰돼 바이러스에게 휘둘리고 있으니 인공지능을 만드는 인류의 정신연령은 아직 유아기인 셈이다.  

우리는 지금 정보가 실시간으로 지구 반대편에 전달되고 사람과 물건이 하루면 이쪽 끝에서 저쪽 끝에 도달하는 초 연결시대에 살고 있다. 이렇듯 초 연결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초 협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국제사회의 신종 코로나 재난에 대처하는 모습은 세균들이 비웃을 일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발원지로 지목 받고 있는 중국정부의 태도는 실망스럽다. 방역 시스템의 미비는 그렇다 치더라도 감염실태와 신종 바이러스의 유출 경위 등을 정직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은 반문명적 태도다. 중국지도자들은 만사를 통제로 덮는 중국식 통치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이미 감염자가 확인된 크루즈 선을 며칠씩 항구에 묶어 두는가 하면 하선한 자국민 승객을 개별귀가 조치시키고 방역에 소극적인 것은 올림픽을 앞두고 확진자수 증가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할 길이 없다. 

신종 폐렴은 재난이다. 그런데 신종 폐렴보다 더 무서운 재난은 국가적 재난을 자기 이익의 기회로 삼으려는 갈등 조장 바이러스다. ‘방탄소년단’ ‘영화 기생충’의 쾌거는 쓰레기더미에서 피어난 장미였는가? 이 판국에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만천하에 드러난 확산의 진원지인 ‘신천지’는 짐짓 외면하고 ‘중국봉쇄’ 타령만 해대는 야당과 보수언론의 한미갈등 조장은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신천지’ 집단의 행태도 후진성의 한 단면이다. “전염병 바이러스가 피해간다”는 그들의 믿음이야 남이 뭐랄 수 없지만 자기들로 인해 불특정 다수의 누군가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은 왜 못하는가? 병을 감추고 사람을 숨기고 자료를 조작해 놓고 뒤늦게 “우리도 피해자” 운운하면서 읍소하면 다인가? 그들이 진심으로 국민에게 사죄하고 싶으면 소유하고 있는 대규모 시설을 감염 환자들을 위해 제공하고 충성심 강한 ‘추수꾼’들을 방역 자원봉사자로 내 보내는 성의를 보이면 진정성이 입증될 것이다.

국제사회가 줄곧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진실규명은 마지막 남은 과제다. 국제 전문가들은 우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는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인공 바이러스와 유사해 중국이 실수 혹은 고의로 유출시켰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에 중국은 조금씩 말을 바꾸다 최근에는 미국이 퍼뜨렸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표변했다. 물론 서방세계의 인종적 편견에 의한 예단일 수도 있지만 그간의 전말을 살펴보면 중국이 의심을 받아도 싸다. 미국을 물고 들어가는 중국의 물귀신 발언도 음미해보면 ‘피장파장 아니냐.’는 느낌이 든다. 미국이 2차 대전 후 악명 높은 731부대장을 전범재판에 회부하지 않은 대가로 생체실험 자료를 넘겨받은 점, 한국주둔군 영내에 생화학 실험실을 가동하고 있다는 의문 등을 에둘러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들의 생화학 연구소를 갖고 있다. 물론 전염병 백신개발이 목적이지만 그 안에서 전쟁용 세균을 배양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겠는가. 이것도 핵무기처럼 장차 인류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모든 생화학 연구소를 전염병 퇴치 목적으로만 가동하도록 국제사회가 공동부담, 공동감시 시스템을 설치하기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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