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河칼럼] "당신이 서있는 곳이 정상" Untact 문화, 개인 시대를 열다
[淸河칼럼] "당신이 서있는 곳이 정상" Untact 문화, 개인 시대를 열다
  • 편집국
  • 승인 2020.06.09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완규 / 편집인 겸 주필

혼자서 큰 맘 먹고 북한산 산행에 나섰다. 비봉능선으로 향하는 진관사(津寬寺) 계곡에서 만난 낯선 이가 "정상이 어디냐?"고 묻는다. "당신이 서있는 곳이 정상이다"라고 답을 했다. 

산악인들에게는 '등정주의(登頂主義)'와 '등로주의(登路主義)'라는 것이 있다. 등정주의는 최고, 최초에 가치를 두는 것이고 등로주의는 어려운 루트를 직접 개척하며 역경을 극복하는데 가치를 둔다. 전자가 산의 정상 정복에 가치를 둔 것이라면, 후자는 정상을 향해 가는 과정에 가치를 둔 것이다. 산악인마다 추구하는 방식에 따라 가치는 다르다.

산의 정상이라는 것은 인간들이 임으로 만들어 놓은 것일 뿐이다. 정상석도 인간이 세워놨다. 원래 산에는 정상이 없었다. 한편 인간사회도 이런 수많은 정상을 만들어 놓고 인간들을 치열하게 경쟁시킨다. 이처럼 정상은 '조직의 시대'가 만들어 놓은 불편한 산물이다. '개인의 시대'에는 정상을 개인이 만들면 된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에 언택트(Untact, 비대면) 문화를 만들고 있다. 잭 도시(Jack Dorset) 트위터 CEO는 "직원들이 원하면 무기한(Forever)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10년 안에 직원의 절반이 자연스럽게 원격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누구나 한번은 꿈꿨던 일이 한순간에 코로나19와 함께 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확대로 근무형태도 정해진 장소에 모여 조직화 해서 일하던 방식에서 직원들이 원하는 곳에서 개인적으로 일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또한 직장의 선택도 장소가 있는 곳이 아닌 일이 있는 곳이 기준이 되고 있다. 이제 커다란 사옥을 짓고 사람을 모아서 일하는 방식은 점점 축소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라는 자연현상이 우리사회를 조직의 시대에서 개인의 사회로 변화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기술 등이 우리 사회를 급속하게 조직의 시대에서 개인의 시대로 변하시키고 있다. 로봇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무고용의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제 개인이 홀로 생존해야 하는 개인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조직의 시대가 자신이 속한 조직을 우선순위에 두고 더 나아가 충성해야 성공의 길을 갈 수 있었다면, 개인의 시대에서는 조직보다 나 자신이 먼저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조직의 시대에는 사화가 만들어 놓은 통념이나 규범에 맞추어 생활해야 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것들을 잘 따르는 사람이 성공을 했다. 그러나 개인의 시대에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통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주체가 되어 자신의 색깔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제 조직의 시대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도 성공의 답을 찾을 수도 없다. 국가도, 기업도 그리고 그 누구도 한 개인을 보살펴주지 않는다. 개인의 시대에는 정해진 성공의 답이 없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답을 찾아야 한다. 일, 성공, 행복을 스스로 디자인해야 하는 시대다.

'등정주의'가 조직의 시대의 산물이었다면 '등로주의'는 개인의 시대에 부합하는 가치다. 누가 만들어 놓은 정상을 향해 가는 삶이 아닌 내가 정상을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개인의 시대에는 남이 정해 놓은 정상에 오르는 것은 가치가 낮다. 힘들고 의미도 없다. 내가 만들어가는 정상이 재미와 의미를 준다. 개인의 시대에 조직의 시대의 산물을 쫓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 내가 서있는 곳이 사무실이고, 내가 서있는 곳이 진료실이고, 내가 서있는 곳이 강의실이고, 내가 서있는 곳이 예배실이고, 내가 서있는 곳이 민원실인 되는 시대다.

4차 산업혁명과 언택트 시대가 개인의 시대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조직의 시대는 가고 개인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제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개인의 시대를 대비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