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KTA 격파왕대회, 이 추울 때 여는 이유 따로 있나
<취재수첩>KTA 격파왕대회, 이 추울 때 여는 이유 따로 있나
  • 니콜라
  • 승인 2012.12.10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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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KTA 격파왕대회, 이 추울 때 여는 이유 따로 있나

 
지난 9일 용인대 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KTA 격파왕대회는 올들어 가장 추운 날인, 그야말로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날에 개최됐다.

이날 최고 기온이 영하1도이고, 최저 기온은 영하12도였다. 그렇지만 그 전날부터 내린 눈이 얼어붙어 체감온도는 훨씬 더해 선수들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선수들은 거리에 따라 대회일 하루 전 또는 대회당일 새벽 일찍 출발하기도 하지만 이번처럼 꽁꽁 얼어붙은 도로를 ‘목숨을 담보한 채’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지방 선수들은 이미 대회도 치르기도 전에 녹초가 돼버렸다고들 한다.

지방에서 올라온 한 선수는 “사고가 없어 다행이었지만, 빙판길을 운전해 오는 내내 가슴을 졸이며 왔다”면서 “KTA에서 지방선수들을 위해 다양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선수는 용인대 인근에서 숙소를 못 구해 차 안에서 그냥 몸을 녹이고 출전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또한, 선수들은 대회장에 대한 불만도 터트렸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실내 온풍기를 가동시켜 놓았지만 맨발로 경기에 임한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너무 낮았다는 것. 기자가 신발을 신고 취재를 하고 있었는데도 발이 시렸었던 것을 느꼈다.

선수들은 차가운 바닥과 추위로 몸은 자꾸 움추러들고 근육은 풀리지 않아 경기 전 컨디션 유지가 관건인 선수들에게 있어 이날의 경기환경이 얼마나 가혹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를 치뤘으니 하루가 지나니 경기중 부상을 포함해 ‘발이 퉁퉁부었다’는 등 여기저기서 경기후유증세가 나타나고 있다고들 한다.

그런가하면, 대회진행방식에서도 말이 많다.

예선전 1,2,3위 순위를 뽑은 후 결승전(왕중왕전) 경기를 치르는데 선수들은 격파했던 부위로 결승에서도 치르다보니, 한번 충격이 간 부위에 또 충격이 더해져 부상으로 직결된다는 것이다. 상당수의 선수들은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부상으로 선수로서의 생명을 걱정해 결승에서 기권을 한다고 했다.

선수들은 “아무리 단련된 부위라도 경쟁에 의한 심리작용으로 시합에서 최대한 힘을 낼 수밖에 없다”면서 “결승만큼은 다른 부위로 격파를 할 수 있게끔 룰을 바꾼다면 선수들은 덜 부담을 갖고 시합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튼 그렇다.

‘KTA 격파왕대회’가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한겨울에 개최됐다. 그러다보니 선수들은 여러 위험에 노출되고 말았다. ‘목숨을 담보한’ 위험한 눈길운전에다 피로도 근육도 제대로 풀지 못한 채 ‘부상이라는 선수로서의 생명을 담보하며’ 경기에 임한 것이다.

선수들이 이처럼 생명을 담보해야할 정도로 KTA가 굳이 한겨울에 열어야될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인가? 추위 격파하자고 한겨울에 격파왕대회 여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다가오는 2013년 대회는 선수들 안전을 위해 날짜와 장소를 보다 안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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