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와 경쟁하던 가라테 탈락, 한국스포츠 겹경사
태권도와 경쟁하던 가라테 탈락, 한국스포츠 겹경사
  • 류갑상
  • 승인 2013.05.3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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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와 경쟁하던 가라테 탈락, 한국스포츠 겹경사

 
가라테가 2020 하계올림픽 정식종목 후보군에 탈락한 사실은 태권도 종주국 한국에겐 호재다.

가라테와 같은 격투 스포츠인 태권도의 입장에선 잠재적인 경쟁자를 제거시킨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외신들은 레슬링과 스쿼시,그리고 가라테를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 후보군에 포함될 3개 종목으로 거론했지만 보기좋게 가라테만 빠졌다. 가라테를 대신해 야구.소프트볼이 후보군에 포함되면서 가라테 종주죽인 일본은 코가 석자나 빠졌다.

그 동안 가라테는 올림픽 정식종목 진입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IOC 위원들을 상대로 한 저인망식 접촉은 물론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탈락시키기 위한 물밑활동도 일삼았다. 올림픽 정식종목 진입 역사가 짧은 태권도를 타깃으로 삼은 가라테는 매번 올림픽 정식종목 선정에서 입지가 불안했던 태권도에 상당한 위협을 안겨주곤 했다.

이번 집행위에서 가라테가 후보군에서 빠진 데는 IOC내에 팽배한 격투 스포츠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태권도 복싱 유도 레슬링 등 다른 격투종목이 이미 올림픽무대에서 자리잡고 있는 마당에 가라테가 새롭게 가세할 명분이 없다는 게 이 같은 논리의 첫 번째 이유다. 또한 격투종목이 지닌 폭력성이 반 사회적이며 올림픽이 추구하는 가치와도 별로 부합되지 않는다는 IOC내의 기류도 만만치 않다. IOC 올림픽 프로그램위원회는 3개의 정식종목 후보군 선정의 기초자료를 집행위에 제공했다.

39개의 평가항목을 적용해 옥석을 가린 결과 가라테는 후한 평점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슬링을 비롯해 스쿼시와 야구.소프트 등 3개 종목은 IOC가 요구한 변화와 개혁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흔적이 보였지만 가라테는 그렇지 못했다는 평가다. 내부의 변화 노력 대신 외부를 향한 로비에 치중한 가라테는 결국 집행위의 마음을 사지 못해 또 다시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이유야 어찌됐건 한국으로선 겹경사를 맞았다. 올림픽 메달밭인 레슬링이 핵심종목 탈락을 뒤집을 수 있는 길이 열렸고,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세계 정상급인 야구가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까지 잡았기 때문이다. 그것도 태권도에 늘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가라테를 밀어내고 차지한 자리인 만큼 한국의 입장에선 복이 넝굴째 굴러 들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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