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무예24기, 전수관 건립으로 보물을 잇자
[사설]무예24기, 전수관 건립으로 보물을 잇자
  • 최재우
  • 승인 2013.06.2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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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무예24기, 전수관 건립으로 보물을 잇자

수원에는 최근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이다. 수원은 인구 규모에 비해 면적이 좁기 때문에 생산시설이 들어서기 어렵다. 수원이 관광산업에 적극적인 이유다. 그리고 수원엔 매력적인 곳이 꽤 많다. 먼저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다.

그리고 정조대왕의 꿈이 서린 화성의 모태 화성행궁과 화령전 등 문화유산, 그리고 전통시장과 먹을거리 등이 있어 관광지로서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특히 매력적인 것은 ‘무예24기(武藝二十四技)’다. 화성이 하드웨어라면 무예24기는 소프트웨어다. 화성이 무생명이라면 무예24기는 역동적으로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체다. 수천년 동안 이어져 온 문화유산이다.

무예24기는 일제에 의해 일시 단절됐으나 임동규 옹에 의해 다시 빛을 보게 됐다. ‘무예도보통지’라는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수원에 가면 그 무예24기를 매일 볼 수 있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화성행궁 앞마당에서 공연된다. 무예24기는 화려하지만 한편으론 장엄하다. 왜냐하면 보여주기 위한 무예가 아니라, 전장에서 적들을 살상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한 실전 호국무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예24기 바탕엔 비장함이 깔려있다. 무예24기는 삼국시대 기록에 나오는 본국검과, 중국에서도 최고의 검법으로 친 조선세법(예도) 등 검법, 각종 창술과 봉술, 권법, 마상무예 등 스물네 가지의 무예다.

정조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 삼국의 무예 중 정수만을 집대성한 실전무예서의 편찬을 명했다. 더욱 무예도보통지에는 우리나라의 무기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 사용하던 무기들까지도 그 동작 등을 실어 실전의 교범으로 삼고 있다. 가히 당대 최고의 무예지다.

무예24기는 조선시대 정조 때 무과시험의 과목이면서 최정예군사들의 집단인 장용영의 필수 무예이기도 했다. 화성과 무예 24기는 좋은 문화 콘텐츠로 많이 알려야 할 관광 상품인 것이다.

실제로 무예24기, 일본의 닌자공연, 중국 소림사 공연을 모두 본 사람들은 ‘그중에 무예24기 공연이 으뜸’이라고 주저 없이 말한다. 그런데 안타깝다. 무예24기 공연단 단원들은 가만히 서 있기조차 힘든 더위 속에서 조선시대 군복 복장을 갖추고 매일 공연을 한다.

매섭게 추운 겨울에도 예외 없이 공연을 한다. 아무리 멋진 무예지만 이 상황에선 보는 사람도 고통스럽다. 물론 공연하는 단원들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은 무예24기를 명품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상설공연장을 마련할 때가 됐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안심하고 연습을 하거나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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