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食四季] ①절기 시작 입춘(立春), 大吉과 多慶을 기원함
[木食四季] ①절기 시작 입춘(立春), 大吉과 多慶을 기원함
  • 최재우
  • 승인 2012.07.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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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食四季] ①절기 시작 입춘(立春), 大吉과 多慶을 기원함

 
2012년 2월 4일 (음: 임진년(壬辰年) 정월 열사흘)

아직은 코트 깃을 세우고 칼바람을 맞으며 출근길을 재촉하지만, 입춘이 벌써 뒤켠 문지방 앞으로 다가왔다.

입춘은 농사의 기준이 되는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이자 모든 절기의 시작으로 이날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 하여 입춘에 맞춰 대문에 '입춘대길'을 써 붙이고, 일 년 동안의 대길(大吉)과 다경(多慶)을 기원하는 등 예로부터 갖가지 전통풍습이 행해져 왔다.

입춘을 비롯한 24절기는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전통적인 계절의 특성을 표현하기 때문에 흔히 음력을 기준으로 만든 것인 줄 많은 사람이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 태양의 운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양력이 기준이 된다.

따라서 각각 절기는 태양을 도는 지구의 공전 궤도면을 15도 간격으로 구분하여 표시할 수 있다. 이를 계산해 보면 15도 × 24절기로 360도가 되어 한 해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24절기는 대체로 14일 주기, 즉 양력으로 매월 4~8일과 19~23일 사이에 온다. 이는 지구의 공전궤도면이 타원형이어서 태양을 15도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입춘이라 하지만 아직 봄을 논하기에는 이를지도 모른다. 지난해 겨울은 혹한으로 불리며 분명히 올겨울보다 더 추웠지만 사실 이번 겨울도 그에 못지않다. 이번 겨울 들어 현재(1월 29일)까지 창원의 평균기온을 살펴보면 3.1℃로 작년에 비해서는 1.3℃가량 높지만, 평년(30년 평균) 평균기온인 4.2℃에 비해서는 1.1℃가량 낮은 편이다. 이렇듯 추운 겨울 끝에 점차 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올해 입춘일인 2월 4일의 날씨를 살펴보면 창원의 평년 평균기온은 3.0℃, 평년 최저기온은 -1.4℃, 평년 최고기온은 7.9℃이다. 이처럼 기후자료를 봐도 비록 입춘이 봄의 시작을 뜻하는 절기이지만, 아직 봄이라고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사실 이는 절기의 유래와 관련이 있는데 24절기가 중국 주(周)나라 때 화북지방의 기상상태에 맞춰 붙여졌기 때문이다. 기원전 10세기경 중국의 계절 변화이니, 30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지역의 기후통계와 꼭 맞지 않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이다. 실제로 입춘한파라는 말들이 있을 정도로 입춘에 추위는 드문 현상은 아니다.

봄이 오는 길목으로 입춘은 예부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아왔다. 이는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고 봄을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의 바람이 녹아들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실 기후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입춘이 실제로 그리 따뜻하지 않고 아직 봄이 되기엔 멀었지만 사람들은 미리 봄을 맞이할 준비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입춘을 많은 사람이 기다리는 것은 마음만큼은 봄처럼 일찍 따뜻해지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덧 2012년 첫 번째 달이 지나갔다. 겨우내 차디찬 날씨를 견디고 이제는 봄의 새싹이 돋아날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지금은 새해 세운 계획이 작심삼일에 그치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때다. 혹시나 벌써 신년의 각오가 흐지부지해져 있다면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을 맞아 마음을 가다듬어 보자. 이번 입춘은 신년의 각오를 새로이 세우는 뜻이 깊고 행복이 가득한 봄(立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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