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홍콩태권도페스티벌' 시범 파견일지
[기고] '한국-홍콩태권도페스티벌' 시범 파견일지
  • 니콜라
  • 승인 2013.11.22 13:16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한국-홍콩태권도페스티벌' 시범 파견일지

 
2013.11.16(토)

pm04:00 미르메 팀원들 모두 인천 국제공항에 모여 있다. 오늘은 홍콩으로 출국하는 날. 출국을 앞두고 최종적인 리허설을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시범을 통해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얻었다. 그 시범을 통해 홍콩에서 할 시범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문제점을 모두 보완할 수 있었기에 팀장으로서 나는 한결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다른 팀원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홍콩 출국을 위해 수속을 할 때, 단체 짐을 하나하나 준비해서 부칠 때도 팀원에게서 긴장한 모습이 눈에 띈다. 해외에 처음 나가는 팀원도 있을 것이고 여러 번 나가본 팀원도 있겠지만 이번 홍콩시범은 단 10명이서 30분의 시간동안 시범을 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팀원 한명 한명이 가져야 하기 때문에 누구하나 할 것 없이 약간의 흥분과 긴장감이 섞여있음을 느낀다.

내가 빠르게 나서서 수속을 밟고 일처리를 할 수 있지만 앞으로 함께 가야할 팀원들이기에 가르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한명 한명에게 역할 분담을 하였다. 그 결과 많은 혼란이 있었고 보이지 않는 실수가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공항에 모인 순간부터가 홍콩파견 일정의 첫 시작이고 교육의 연장이기에 크게 나무라지 않고 조용히 수속이 끝나길 기다렸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임원 분들과 팀원들의 부모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인사를 하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였다. 이번 홍콩 시범의 주최자이신 우종필 회장님의 따님이자 원더걸스의 혜림이 함께 출국하게 되어 사진촬영을 같이 하게 되었다. 최종적으로 사진촬영이 끝나고 면세점에서 잠시 동안 쇼핑을 한 후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쟁기념관 시범이 끝난 후 팀원들이 공복상태이기 때문에 심하게 배가 고팠다.

식사를 하는 도중 아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나와 혜림이가 아시아나 등급이 높아 우리를 포함 동료 8명의 비행기 티켓을 비즈니스 클래스로 바꿔준다는 내용이었다. 정말 운이 좋다!! 모두 비행기에 탑승하여 조금 시간이 연착이 되었지만 아주 편안한 비행을 할 수 있었다. 아쉬운 것이 하나 있다면 탑승전에 식사를 하지말고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밥을 더 많이 먹을 걸 그랬다는 후회를 해본다.

pm08:30. 이륙 후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4시간이라는 짧은 비행을 한 후 현지시간 pm11:40 드디어 홍콩 공항에 도착했다. 밖으로 나가면 우종필 회장님을 비롯해 홍콩청도관의 사범님 및 환영 인파가 있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시범단이라는 마음가짐을 절대 잊으면 안 되기에 옷차림새부터 정돈한 후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반겨주었고 그들이 반겨주는 만큼 내일 있을 시범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크게 다가오게 되었다. 늦게 도착하여 반가운 마음을 뒤로 한 채 간략하게 단체 사진을 찍은 후 팀원들 모두 홈스테이를 할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오늘은 잠이 오려나 모르겠다. 아마도 내일 시범을 머릿속에서 몇 번을 하다가 잠들지 모르겠지만 설레는 마음을 뒤로한 채 첫 날 일지를 마무리 한다.

2013.11.17.(일)

아침부터 굉장히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날이다. 우리가 청도관 도장으로 모이는 시간은 am10:00. 청도관의 관원생이자 미르메 정기훈련에 참가했던 유니가 홍콩일정 동안 미르메 팀을 픽업해주기로 했다. 청도관에 모두 모여 팀원들의 몸 상태를 체크해보니 모두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해외에 나오면 한국과 다른 만큼 반드시 적응이 필요하기에 아침에는 절대 쉬게 해줄 수 없어 훈련을 시작하였다.

내 걱정을 싹 날려버리듯 모두들 아주 훌륭한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시범에 대한 걱정을 잊게 해주었다. 물론 불안요소는 많았다. 비행기에 갖고 탈 수 없었던 시범 보조 장비를 현장에서 만들어야 하는 문제, 리허설 시간이 길지 않아 제대로 몸을 풀지 못하고 시범에 임해야 하는 상황, 의외의 돌발 상황 등의 걱정에 맥도널드 햄버거가 제대로 입에 들어가지 않는다.

결국 시범 장소에 도착하게 되었고 걱정은 현실로 다가왔다. 관객들이 이미 객석에 앉아있는 상황. 이 상황에서 실제 리허설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그동안 우리가 주말, 공휴일을 모두 반납하면서 열심히 연습했던 그 노력을 믿고 시범에 임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미르메 팀원들의 소개가 시작되었고 한명 한명의 이름이 불려 질 때마다 가슴속에 굉장히 뿌듯한 느낌이 들었고 시범에 대한 약간의 긴장과 흥분이 온몸을 덮쳐왔다.

pm02:00. 드디어 시범 시작! 약간의 긴장과 흥분은 시범을 시작함과 동시에 절도와 패기로 바뀌었고 그 동안의 노력은 단원들의 호흡이 되어 편안하면서도 너무나 단결된 시범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중간의 실수가 대수롭지 않을 정도로 좋은 흐름 속에서 1부 시범인 질서 정연하고 강함을 보여준 전통 태권도시범이 끝나고 2부에서 즐거움과 멋을 강조한 퍼포먼스 시범이 시작되고 있었다.

미르메 태권도 시범이 점점 관객들과 호흡을 맞추는 아주 프로다운 분위기를 이끌어갔고 누구하나 할 것 없이 미르메 팀의 손, 발, 그리고 몸짓에 시선을 빼앗기고 송판을 격파할 때마다 묵묵히 지키고 있던 희열이 터지듯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점점 몰입도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미르메 팀의 시범 또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걱정했던 몇 가지 문제 중 하나가 일어나고 말았다. 음악을 트는 노트북이 배터리 방전으로 음악이 꺼지고 만 것이다. 의외의 돌발 상황이 벌어진 그 순간 미르메 팀은 그 동안의 노력이 더욱 빛을 발했다! 음악이 꺼졌음에도 불구하고 팀원 전체가 완벽하게 하나 된 마음으로 끝까지 동작을 이어나갔고 그 모습에 더더욱 감동을 받은 관객들도 많았고 하물며 음악이 꺼진 걸 눈치 채지 못한 관객들도 있었다.

감동적인 시범을 마치고 관객들이 우리를 보고 있는 순간까지 우리는 최고이자 프로이기에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최고의 시범을 보여준 미르메 팀원들에게 나는 마음속 깊이 큰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기백 대표님과 우종필 회장님의 격려의 악수를 받으며 꾹 참고 있던 감정이 폭발하여 아쉬움을 끝내 감출 수 없었다.

그 동안 노력했던 시범을 마무리까지 보여주지 못한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는 팀원도 있었고 오늘의 이 아쉬움을 절대 잊지 않고 더 열심히 하고자 다짐한 팀원도 있었을 것이다. 팀원 한명 한명이 시범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기에 미르메 팀은 세계최고가 될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절대로 잊지 못할 하루가 저물고 시범에 대한 걱정이 없어지니 나 또한 철부지 어린애로 돌아가 저녁만찬을 즐기며 웃고 떠들고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남은 홍콩 일정동안은 그저 편하게 즐기고자 한다. 저녁 만찬이 끝나고 다 함께 홍콩의 명물 빅토리아 피크에 가서 홍콩의 야경을 바라보며 너무나 고생했던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었다. ‘오늘’을 위해 준비했던 시간들이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뿌듯하면서도 부끄러움이 교차하며 다시 한 번 나를 반성하게 하고 성장하게 한다. 오늘은 푹~ 자고 싶다!

2013.11.18.(월)

pm08:00 홍콩 청도관 본관에 모여 도복을 갈아입는다. 오전에는 그 동안 못했던 관광과 쇼핑을 했지만 오후까지 쉬기에는 우리 팀원들의 운동 욕심을 막을 수 없다. 어제 몸으로 이 만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니 오늘은 미르메팀은 교육에서도 최고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우리는 청도관에 모였다. 2시간 동안의 품새 세미나. 지도자급 세미나여서 현역선수가 얼마 없기에 걱정을 좀 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자 않음을 금방 알게 되었다. 왜냐하면 다들 나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열심히 배우려는 눈빛이 보였기 때문이다.

태권도의 기본인 예의를 중시하며 세미나를 시작하였다. 미르메 팀원들이 앞에서 분위기를 주도하며 세미나를 하게 되었고 미르메 팀원들의 실력과 분위기에 자극을 받아 더욱 열심히 하는 청도관 수련생도 보였다. 반대로 수련생들이 더욱 열심히 할수록 팀원들도 더욱 분발하는 모습에 정말 즐겁고 뿌듯한 기분이었다. 기본 몸 풀기 후 품새를 교육하는데 생각보다 예전 습관들이 많이 남아있어 자세 교정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청도관의 사범님들과 우종필 회장님의 아들 우태권 사범님이 확실히 이해를 한 듯 보였고 후에 더욱 좋은 지도를 할 거라 생각하니 더욱 보람 있고 마음 편하게 세미나를 마칠 수 있었다. 품새 세미나를 하는 동안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역시 청도관의 수련생이니 만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엄청나서 그들의 시선이 나로 하여금 더욱 교육의 열정을 더욱 높여 준다는 것이었다. 많은 세미나를 해봤지만 이렇게 수련생들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세미나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세미나 내내 나를 부끄럽게 만든 영어.. 내가 가르치고자 하는 점을 다른 사람이 대신해주는 경험을 많이 해봤지만 오늘만큼 답답하고 부끄러웠던 적은 없는 듯하다. 내 교육법을 영어로 통역해 준 우태권 사범님께 감사한다. 예의로 시작한 세미나는 마찬가지로 예의로 마무리 하게 되었다! 서로 한명, 한명 악수를 하며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말과 함께 다음 만남을 기약하였고 아쉬움 속에 사진촬영을 하고 헤어졌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청도관의 사범님들과 미르메 팀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태권도 시범 발차기 연습을 시작하였다. 그 분위기는 마치 한 팀이 된 듯 서로를 칭찬하고 격려해주며 부족한 점을 지적해주고 응원해주는 너무나 즐겁고 재미있는 훈련시간이 되어버렸다. 역시 태권도인들이기에 가능한 너무 행복하고 평생 간직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이기백 대표님, 우종필 회장님께 팀원들을 대표해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13.11.19.(화)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이다. am11:00까지 공항에 모였다. 올 때와는 다르게 갈 때는 짐이 없어 굉장히 홀가분하다. 공항에 도착해 출국 수속을 밟았다. 올 때와는 다르게 아주 체계적이고 빠른 움직임들이 미르메 팀원들이 홍콩파견 4일 동안 얼마나 크게 성장해 주었는지 실감하게 한다. 미르메 팀의 귀국을 배웅해주러 청도관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자리해 주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너무나 정이 많이 들어버린 상태라 모두에게서 뭐라 말 할 수 없는 아쉬움이 느껴졌다. 올 때 느꼈던 기대감과 부담감이 없어진 빈자리를 갈 때는 아쉬움과 헤어지기 싫은 슬픔으로 가득 채우며 마지막 사진 촬영을 한 후 작별인사를 하였다. 팀원들 모두 양손에는 이기백 대표님과 우종필 회장님께서 선물하신 잭다니엘과 홍콩 유명 과자가 들려있었고 개인적인 선물을 면세점에서 잔득 사서 첫 해외 파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항상 부족하지만 채우지 못했던 그 무언가를 홍콩에 와서 시범을 함으로서 채울 수 있었던 것 같고 우리 팀원들에게도 너무나 귀하고 값진 경험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이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신 이기백 대표님과 우종필 회장님 그리고 멋진 사진을 찍어주신 이석재 기자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최고의 시범을 보여준 우리 미르메 팀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홍콩 파견일지를 마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Ps. 2013-11-26 02:38:42
정말 멋진 공연이였습니다^^

TAEKWONDO 2013-11-26 02:38:13
어메이징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