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열풍, 신화를 만드는 사람들③] 표종록 JYP엔터테인먼트 부사장
[K-POP열풍, 신화를 만드는 사람들③] 표종록 JYP엔터테인먼트 부사장
  • 이상철
  • 승인 2012.07.0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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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열풍, 신화를 만드는 사람들③] 표종록 JYP엔터테인먼트 부사장

JYP 원동력은 소통·합리, 한순간 말실수로 나락… 지성·인성교육 강조

▲ JYP엔터테인먼트의 표종록 부사장
변호사로도 유명한 표종록 부사장이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에서 업무를 시작한 건 지난 4월. 과거 JYP의 자문 변호사로 3년간 일한 경험이 있는 표 부사장은 이번에는 경영 일선에 뛰어들어 드라마 영화 제작 및 배우 부문 매니지먼트를 전담한다.

엄밀히 말하면 표종록 부사장은 K-POP을 직접 만드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K-POP만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순 없다. "한류는 드라마에서 먼저 시작됐다"는 표 부사장의 말처럼 '대장금''겨울연가''풀하우스' 등에서 시작된 한류는 K-POP 열풍으로 이어졌다. 향후 K-POP의 저변을 넓히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배우 배용준이 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드라마 '드림하이'를 성공궤도에 올린 표종록 부사장이 JYP의 부름을 받은 이유다.

음악 넘어 사업다각화 특명

"문화라는 건 하나의 영역에 국한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영화 음악 드라마 뮤지컬 다 조화를 이루며 균형을 맞춰가야죠. 대표적인 인물이 정지훈(비)입니다. 드라마와 음악, 영화가 동시에 알려지며 월드스타 반열에 올랐고 '타임100인'에도 선정될 수 있었죠. 모든 영역이 조화를 이룰 때 한류에도 시너지 효과가 날 겁니다."

JYP는 국내 3대 가요기획사로 불린다. 기반은 음악이라는 의미다. 때문에 드라마와 영화 제작 및 매니지먼트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표종록 부사장은 이런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철저한 연기 지도 및 맞춤형 매니지먼트에 힘쓰고 있다.

"연기 수업을 할 때도 각 인물에 맞는 패턴이 있어야죠. 아이돌 가수들의 드라마 영화 진출도 이제는 낯설지 않은 때가 됐잖아요. 중요한 건 주연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조연일지라도 가장 보람을 느낄 만한 역할을 주는 게 중요합니다. 최근 비즈니스 모델로 '360도 비지니스'가 자주 언급되고 있어요. 한 아티스트를 360도로 다각화하면서 이미지와 역량을 극대화하는 모델을 찾는 거죠. 중국어권만 해도 고 장궈룽(張國榮), 류더화(劉德華) 등은 연기를 하며 매년 콘서트도 열죠. 이처럼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는 엔터테이너가 돼야 합니다."

표종록 부사장은 업계를 선도하는 JYP의 원동력으로 '소통'과 '합리성'을 손꼽았다. 소속 연예인들과 직원들이 대주주인 박진영을 '회장님' 아닌 'PD님'이라 부르며 자유롭게 의사를 교류한다. 누구라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들을 준비가 돼 있다.

"JYP는 개개인의 합리성을 추구합니다. 권위 의식으로 누르려는 정서도 없죠. 기업의 속성상 이윤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 만을 목표로 삼아서는 안 돼요. 가치 중심적인 회사를 지향하고 모두가 리더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움직여야 생존경쟁이 치열한 시장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거죠. 지금 당장 몇 억을 손해 보더라도 나중에 우리의 아이들이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을 작품을 만들어야 됩니다."

표종록 부사장이 강조하는 또 다른 방침은 '전인교육'이다. 일례로 JYP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소속 연습생이 일단 수준의 학점을 얻지 못하면 연습실에 나오지 못하도록 한다. 재능이 있으면 일찍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높지만, 장기간에 걸쳐 성공을 이어가려면 좋은 인격과 성품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결코 한 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됩니다. 다양한 공부와 학습을 통해 좋은 성품이 완성되는 거죠. 몇몇 아이들은 뛰어난 재능으로 주목을 받다가 말실수 하나로 성공 전보다 더 비참하게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전인교육이 필요하죠. 연예인이 대중에 미치는 영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지성과 인성이 겸비된 사람을 키워야 합니다."

혐한류에 민감할 필요 없어

JYP는 코스닥 상장사다. 전신은 가수 비가 주주로 참여했던 제이튠엔터테인먼트로, 사실상 JYP가 우회상장한 셈이다. 엔터테인먼트를 기반으로 한 상장사에 대한 시장의 호불호는 분명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전만 제대로 한다면 분명한 상승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

"상장사이기 때문에 보다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합니다. 한 동안 상장 붐이 불다가 상장폐지를 맞은 기업도 있었죠.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상장은 오히려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회사적인 측면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주주들을 통해 보다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 및 발전을 위해 바람작하죠."

K-POP를 필두로 한 한류가 거세지면서 혐한류 반한류와 같은 반작용도 커지고 있다. 한류 전반에 대한 부정이 특정 스타에 대한 반감으로 나타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표종록 부사장은 "돌이켜보면 할리우드 영화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반할리우드 정서가 있었다"며 지나치게 민감한 대응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여전히 할리우드 영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좋은 인력들이 모여서 끊임없이 자가발전을 하며 새로운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홍콩영화는 한 때 어마어마한 인기를 구가했지만 쇠락의 길을 걸었죠. '새로운 시도와 기획이 있었느냐'의 차이죠. 한류도 처음에는 새롭게 특별하지만 곧 익숙해져요. 때문에 음악에 머물지 않고 드라마 영화뿐 다양한 루트를 통해 새로운 자극을 줘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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