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리뷰] 신비로운 설정, 다양한 연출시도 '별그대'
[드라마 리뷰] 신비로운 설정, 다양한 연출시도 '별그대'
  • James Park
  • 승인 2014.01.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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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신비로운 설정, 다양한 연출시도 '별그대'
 
<별에서 온 그대> 신비로운 설정, 다양한 연출 시도
 
벼랑위 위태롭게 걸려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의 가마, 소녀는 눈을 질끈 감는다.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고 한남자가 그 정지된 시공간 사이를 지나 맨손으로 가마를 들어 옮긴다. 그리고 차양문이 열리며 남자는 소녀에게 손을 건넨다. 시작부터 신비한 상황의 연출이다. 이 불가사의한 상황의 주인공이 바로 도민준이다. 그는 다른 행성에서 살다 지구로 착륙해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한양이 서울이 되도록 400년 넘게 살아온다. SBS 수목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에서 특별한 남자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 배경 설정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극중 드라마의 캐릭터들 연기를 펼치다가 돌연 인터뷰를 하는듯한 장면은 신선한 전개방식이며 <별그대>만의 전유물이다. 장르 융합의 시도가 엿보여 다채로운 인상을 준다. 이런 시도들이 바로 타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시청률을 차치하고서도 이것은 새로운 장르의 실험인 것이다.
 
도민준의 초능력은 우리들의 오랜 바람, 슈퍼맨과는 다른 차별성도 있어
현대 대한민국에서 SNS로 메시지를 보내고 1초 만에 후회하는 일은 익숙한 풍경이다. 그때마다 삭제 기능이 없다고 탓하는 게 우리네 삶이다. 가는 세월을 어찌 인력으로 막겠는가. 항시 후회하며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이 드라마에서는 시간 개념을 초월한 캐릭터를 등장시킴으로써 우리들의 이러한 바람을 대리충족시킨다. 우리가 가졌으면 하는 초능력을 가진 도민준이라는 캐릭터는 그래서 매력이 넘친다.
주인공 도민준은 인간보다 시력, 청력 등 모든 감각이 7배 뛰어나다. 슈퍼맨은 평화를 위해 악과 싸우며 인류를 구원하지만 한국판 도민준은 이타적이지도 이기적이지도 않은 중용의 미덕을 보인다. 핸드백을 날치기 당한 불쌍한 시민을 외면한 채 말이다. 어차피 그들의 삶에 개입해봤자 일어날 일은 어차피 일어난다는 운명론적인 논리로 자신을 정당화하는데 정말이지 이런면에서는 대쪽같은 성격을 지녔다.
 
이러한 원칙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 여자의 위기 앞에서는 자신의 몸을 내던지며 순애보적인 사랑을 보여준다. 다른 사람들의 위기에  모르쇠로 일관하던 그가 한 여자 앞에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나서는 모습이 또 다른 반전매력으로 다가온다.
  
<엽기적인 그녀>의 향수도 느낄 수 있어
  한편 여 주인공 천송이(전지현 분)는 대한민국 톱 배우를 대표하지만 모카라떼의 모카와 목화도 헷갈려 하는 등 만천하에 무식을 드러내며 백치미를 선보인다. 책을 수면제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그녀를 보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이런 점이 엘리트 도민준과 극히 대비되는 부분으로 극의 또다른 재미이다.
실수에도 당돌하게 대처하는 그녀의 모습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모습를 연상시키며 코믹연기다. 천송이(전지현 분)의 코믹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코믹연기를 넘어 '엽기적인 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포복절도를 유발하는 장면들이 많다.
 
BUT 그러나  부족한 것은? - 독특한 설정은 갖췄지만 3B의 틀은 벗어나지 못해
 
드라마나 광고 영화에서 3B(미인(Beauty), 아기(Baby), 동물(Beast)을 가리킨다.)는 흔하고 매력적인 소재이다. 3B를 고려해 작품을 만들면 시청률을 높일 수 있다.(MBC 예능 '아빠 어디가',KBS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는 3B는 술(Beer), 미인(Beauty), 돈(Buck)이다.
 
드라마의 한 틀이자 트랜드가 되어버린 듯 주인공들은 모두 예쁘고 바에서 술을 들이키는 장면은 드라마의 필요조건이며 돈의 권세를 나타내주는 백화점씬은 필수조건이 된지 오래다. 
 
<별 그대>도 이러한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즉, 거의 매회 화려한 3B의 향연이 펼쳐지는 것이다.
<별 그대>는 그동안 주류의 관성(재벌,불륜,막장 등)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드라마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3B의 틀을 깨트리는 시도까지 한다면 한국드라마사에 또다른 이정표를 남기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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