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빙속여제' 이상화의 올림픽 2연패 위업 감화와 청원
[社說] `빙속여제' 이상화의 올림픽 2연패 위업 감화와 청원
  • 박완규
  • 승인 2014.02.12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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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낳은 `빙속 여제' 이상화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지난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금메달 획득함으로써 2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남녀 전 종목을 통틀어 이상화가 처음이라고 한다. 또 여자 500m 2연패는 미국의 보니 블레어와 캐나다의 카트리나 르메이돈에 이어 사상 세 번째다. 더욱 대단한 것은 이상화의 우승 기록이 은메달을 딴 선수와 0.36초 차이로 이 종목 올림픽 사상 1, 2위 간에 가장 큰 시간차였다는 사실이다. 그의 기량은 이미 다른 선수들이 넘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던 것이다.

이상화는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겼다기 보다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이미 2013-2014 시즌 월드컵에서 세차례 연속 세계신기록을 세워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던 그는 사실 무엇보다 자신의 긴장감과 몸상태를 잘 관리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특히 하지정맥과 무릎 부상 등의 악조건까지 극복해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는 모든 어려움을 훌륭히 극복하고 시상대 맨 위에 당당하게 섰다.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상화의 선전과 함께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대들보' 이규혁의 역주다. 지난 1991년 13세에 처음으로 국가대표가 됐던 그는 24년 간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대회에서 4차례,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차례 정상에 올랐고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통산 14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그는 올림픽도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를 시작으로 1998년 나가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까지 다섯 대회 연속 출전한 데 이어 이번에 소치에서 여섯 번째 무대를 맞았다.

동·하계를 통틀어 여섯 차례나 올림픽에 나선 선수는 한국에서 이규혁이 유일하다. 올해 36세인 그는 이번 대회 500m에서 18위에 그쳤으나 혼신의 힘을 다한 역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림픽에서는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는 것을 보여줬다. 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끝까지 유쾌하게 전력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다웠다. 후배들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는 이규혁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로 종합성적 10위 이내의 성적을 거둔다는 목표를 세웠던 한국선수단은 대회 초반 메달 사냥에 실패하면서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다. 이상화까지 흔들리면 자칫 노골드의 수모까지도 염려해야할 상황이었다. 이상화의 금메달은 다른 한국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한국은 이제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1000m를 비롯해, 여자 피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에서 추가로 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우리나라는 많은 금메달을 획득해 명실상부한 동계스포츠 강국임을 과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종목에서 고른 경기력을 보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그동안 메달 가능성이 없어 포기하다시피 했던 여러 종목에 선수를 출전시켰다. 이중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종목에서는 최재우가 사상 처음으로 결선 2라운드까지 진출했고, 국내 등록 선수가 600명에 불과한 컬링 종목에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해 데뷔전에서 일본을 꺾고 첫 승리를 차지하는 선전을 했다. 또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봅슬레이 남자 4인승에 첫 출전했던 썰매 종목도 이번에는 무려 12명이 4개 종목에 출전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앞으로 4년 뒤 평창 올림픽에서는 좀 더 다양한 종목에서 이상화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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