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연아, 당신이 있어 국민은 행복했습니다
[데스크칼럼] 김연아, 당신이 있어 국민은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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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22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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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피겨 여왕' 김연아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고 아름다운 은퇴를 했다. 김연아는 21일 끝난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합계 219.11점으로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24.59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4년 전의 밴쿠버 올림픽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 2연패에 도전했으나 심판들의 불공정 채점 논란 속에 은메달에 그쳤다. 김연아는 완벽한 클린 연기를 펼쳤는데도 여러 부문에서 기술 수행에 따른 가산점이 0점대였다. 반면 소트니코바는 한 차례 불안한 착지를 했음에도 다른 여러 부문에서 1점대 중후반의 가산점을 얻어 고득점을 올렸다.

경기후 심판 채점에 대한 여러가지 잡음이 나왔다. 심판진 대다수가 친 러시아 인사들로 구성된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미국의 USA투데이를 비롯한 외국의 많은 언론이 채점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여자 피겨 싱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원조 `피겨 여왕'인 독일의 카타리나 비트도 경기결과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한 판정을 생명으로 여겨야할 올림픽에서 이렇게 논란을 낳는 판정이 나온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김연아는 `여왕의 품위'를 잃지 않았다. 채점에 불만을 표시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미소를 잃지 않고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1등은 아니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보여 드릴 수 있어서 기분 좋고 또 감사드린다"면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큰 실수 없이 준비한 대로 다 보여드려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매우 품위있고 의연한 태도다.

중요한 것은 금메달이 아니다. 은메달이라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 그는 최선을 다해 이번 대회를 준비했고, 충분히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쳤다. 전세계 팬들은 그의 무대에 매혹됐다. 그리고 예상과 달리 은메달이 결정됐지만, 김연아는 그것을 미소로 받아들였다. 그 모습을 전세계인들은 TV로 지켜봤다. 그것이 진정한 `피겨 여왕'의 자세다. 정말 자랑스러운 `퀸 연아'가 아닐 수 없다.

김연아는 한국 빙상계에 하나의 굵은 획을 그은 선수다. 그는 피겨의 불모지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밴쿠버 올림픽의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 금메달은 직·간접적으로 한국 동계스포츠 발전의 밑거름이 됐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치에도 큰 힘이 됐다. 전세계가 인정하는 '피겨 여왕'의 탄생으로 한국 동계스포츠가 국제 스포츠계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크게 올라갔다. 한때 은퇴를 고려하던 그는 결국 두 번째 올림픽에 도전하기 위해 빙판에 복귀했다.

김연아는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끊임없이 시달렸으나, 이를 훌륭히 극복해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오른 발등 부상으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힘든 재활훈련을 거친 뒤 12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통해 화려하게 복귀해 `여왕의 건재'를 알렸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 2연패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긴장감까지 훌륭히 견뎌내고 무결점 연기를 펼친 것이다.

그의 금메달 못지않은 은메달과 도전 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올림픽에서 그가 이룬 성취는 앞으로도 한국 동계스포츠의 발전에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김연아가 은퇴후 걷게 될 제2의 인생에서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건승가도를 달리기 바란다.

김연아 선수, 정말 수고했습니다. 당신이 있어 대한민국 국민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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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ntv 2014-02-25 02:45:02
메달의 색깔보다 전 세계가 이토록 뜨겁게 인정하는 선수를 본적이 없다. 김연아. 어느 별에서 왔어?

gtntv 2014-02-26 02:43:34
당신 덕분에 피겨스케이팅을 알게됐고, 또 얼마나 아름답고 재밌는 스포츠인지 알았습니다. 물론 얼마나 더럽고 추악한 힘이 작용하는지도 알게 됐지만, 그래도 당신의 존재로 행복하게 지켜봤습니다.. 당신은 영원한 행복한 스케이터...피겨 여왕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