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春秋] 갑오년 새해 '초심불망(初心不亡)'을 소망한다
[시사春秋] 갑오년 새해 '초심불망(初心不亡)'을 소망한다
  • 박완규
  • 승인 2014.01.01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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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甲午)년 새해가 밝았다. 매년 상황은 조금씩 달라져도 새해를 맞는 소회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의 아쉬웠던 일과 힘들었던 기억은 뒤로하고 희망찬 포부와 각오를 다지며 새롭게 시작해야 할 시기다.

올해는 특히 60년 만에 돌아오는 청마(靑馬)의 해라고 한다. 제주도민 모두가 행운을 상징하는 푸른 말의 기운을 듬뿍 받아 모두들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한 단계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새해를 시작하는 발걸음은 지난 몇 년간에 비해 다소 가볍게 느껴진다. 주요 경제연구기관에서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작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경제도 지난해 2%대에 그쳤던 부진한 모습에서 벗어나 3%대 후반의 성장률을 이루면서 성장 모멘텀이 점차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은 무엇보다 미국, 유로존, 중국 등 세계경제를 이끄는 '빅 3(Big 3)'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IMF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 GDP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5%, 유로존은 16.9%, 중국은 11.4%로 세 경제권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즉 세계경제의 향방을 이들 국가가 쥐고 있는 셈인데 올해는 대체로 빅 3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는 뜻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동남권 경제도 지난해에 비해 활기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일본의 아베노믹스 정책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맞물려 엔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나 지역경제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또한 국내경제가 바닥을 치고 반등하더라도 저성장 기조는 경제·사회적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이므로 과거와 같은 높은 수준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계부채, 기업부실, 부동산 경기침체 등의 불안요인도 좀처럼 그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새해를 맞는 재계 CEO들의 각오도 새롭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미래의 성장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초일류 기업의 반열에 올라선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조차도 "산업 흐름을 선도하는 사업구조의 혁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기술혁신, 글로벌 경영체제를 완성하는 시스템 혁신"을 강조했다.

지금은 변화의 패러다임이 변한 시대다. 변화는 더 이상 단선적이지 않고 불연속적이며 그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 세계적인 경영의 구루 게리 해멀 교수는 "진보의 시대는 끝났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 즉 혁명의 시대의 출발선상에 서 있다"고 말하며 "이러한 시대에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기업은 이미 멸종의 길로 들어선 셈이다"고 강조했다.

'초심즉지심(初心卽至心)', 처음 마음이 곧 지극한 마음이며 '초심불망(初心不亡)', 초심을 유지하면 절대 일을 망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을 지키는 것, 무슨 일을 시작했던 열정과 도전정신을 잃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고 무슨 일이든 잘 될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면 힘이 생기는 법이다. 제주인 모두 자신감으로 달리는 청마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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