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어린 선수들 보호의무 외면한 경남협회
[기자수첩] 어린 선수들 보호의무 외면한 경남협회
  • 편집국
  • 승인 2014.03.19 0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어린 선수들 보호의무 외면한 경남협회
[GTN-TV=이태홍 기자]   관리 단체로 지정된 경남태권도협회는 지난 13~14일 양일간 마산 실내체육관에서 남초등 99명, 남중 145명, 여중 36명 등 총 280명이 출전한 가운데 전국소년체전 경남 대표선수 최종선발전을 가졌다. 

관중 400여명이 참관한 이날 이순달 관리위원장은 경기 실무자들에게 열심히 잘해 달라는 훈시만 짤막히 전달한 뒤 개회식 없이 시작했다.

대표자회의에서 경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협회 관계자는 8강까지는 1회전 1분 경기를 독려했으나 학교팀 코치(감독)들은 대한태권도협회 경기방식인 1분30초를 고집했다고 한다.

이렇게 경기를 하면 늦은 밤 10시쯤에야 끝나겠는데 괜찮겠냐는 의사를 물었으나 팀 코치들은 괜찮다고 주장해, 그대로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예상보다 좀 더 늦은 밤 10시 35분 구두회 경기분과위원장의 경기종료 선언으로 1일차 경기는 마무리되었다.

경기 관람석을 떠나던 한 학부모는 “이렇게 늦은 시간에 시합을 하면 애들이 잠도 오고 하는데 시합이 제대로 되겠습니까?”라며 따졌고, 여기저기서 질타의 소리가 쏟아졌다.

거창 및 통영지역 지도자들은 경기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었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일선 지도자들대부분은 "협회에서 경기진행의 경험이 많을텐데 늦어질 것이 예상되면 ‘경기코트를 증편하는 방법을 취하는 등 경기 운영에 유연성을 발휘했어야 하지않나" 라는 볼멘소리를 냈다.

스포츠심리학 구민재 박사는 오랜 경기 대기시간은 경쟁불안과 비례한다며, 컨디션의 난조로 시합동기 저하와 회피 또는 포기 등의 심리학적현상이 있을 수 있으며, 집중력저하와 시합루틴의 파괴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없다고 한다.

와세다 대학 스포츠과학 박종환 박사는 학업중인 학생 선수들로 훈련시간이 오후쯤이라 생각되며, 어린 학생들이 늦은 시간 경기를 한다면, 생리적주기와 생활 리듬이 깨져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Cortisol)의 증가와 세라토닌(serotonin)의 감소로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마이오카인(myokines) 및 사이토카인(Cytokine)의 증가는 근 수축에 영향을 주어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만들기 힘들 것이라고 한다.

이날 새벽밥을 먹고 출전한 어린 선수들은 각자가 장차 큰 꿈을 이룰 것이란 기대감으로 태권도 경기에 임했을 것이다. 경남협회 관계자 및 학교팀 코치(감독)들은 집중력 저하 등으로 부상이나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경기 현장에서 어린 선수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경남협회 관계자들은 이번 대표최종전을 반면교사 삼아 선수는 물론 태권도를 사랑하는 학부모 관중에게 배려와 애정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경기 진행 방식을 개선하는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