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각] 종적감춘 '최강', '종주국' 타이틀만 남나
[데스크시각] 종적감춘 '최강', '종주국' 타이틀만 남나
  • 장기영
  • 승인 2014.03.27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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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종적감춘 '최강', '종주국' 타이틀만 남나
목표로 한 종합우승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한 모습이었다.

한국 청소년 태권도는 26일 대만 타이페이 타이페이아레나에서 끝난 제10회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부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여자부는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이번 대회는 점수제로 각 국의 순위를 정했다. 금메달은 7점, 은메달은 3점, 동메달은 1점이 주어지고, 각 체급별 출전자가 계체에 통과할시, 매라운드 승리시 마다 추가로 1점이 더해진다.  남자는 63점, 여자는 49점으로 각각 러시아(54점)와 이란(42점)의 추격을 따돌렸다.

이번 청소년 대표팀의 미션은 '명예회복'이었다. 한국 청소년 태권도는 21일 끝난 2014년 난징 유스올림픽 태권도 세계선발전에서 체면을 구겼다. 이틀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유스올림픽 세계선발전에 한국은 남녀 각각 세 체급에 6명의 청소년 대표를 내보냈다. 체급별 상위 7∼8명에게 주는 올림픽 출전권을 겨우 한 장 획득하는데 그쳤다.

변명은 있었다. 유스올림픽 세계선발전에는 2진급 선수들이 참가했다. 올해 1월 강원도 태백 고원체육관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체급별 우승자가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2위 선수들이 올림픽 선발전에 출전했다. 명실상부한 최강자가 나서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명예회복에 나섰다. 

첫 날은 암울했다. 23일 다섯 체급에 나섰지만 한명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1회전에 탈락한 선수도 3명이나 됐다. 동메달 한개에 그치며 종합우승이 힘들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다행히 둘째날부터 금맥이 터졌다. 24일 여자 -44kg급 박상은(대전체고)이 한국에 대회 첫 금메달은 안겼고, 남자 -51kg급 서재하(한성중)도 귀중한 은메달에 더했다. 25일에는 무더기 메달이 쏟아졌다.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하며 종합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남자 -78kg급 변길영(부산체고)이 압도적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59kg급 한현정(강화여고)은 은메달을 얻었다. 남자 -68kg급 이승구(강북고), 여자 -42kg급 전진희(계산여고), -52kg급 채수인(국제고)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마지막날 26일 남자 -59kg급 김석배(강원체고)의 금메달 1개와 여자 -55kg급 임금별(전남체고)의 은메달 1개를 더한 한국은 결국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갈수록 상대국들과의 격차가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한국은 이집트에서 열린 지난대회에서 남자가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를, 여자는 금메달 4개를 획득했다. 사실상 평준화된 성인 무대와 달리 청소년 레벨에서는 한국이 최강의 지휘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청소년 무대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영국, 러시아, 스페인 등은 비디오분석관을 비롯 체계적 스태프 운영 등 대대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기술면에서는 여전히 앞서있지만, 국제무대에 맞는 경기운영은 대등하거나 밀렸다. 신체조건에 따른 핸디캡도 컸다. 지금의 속도라면 '최강국' 대신 '종주국'이라는 타이틀에 머물지도 모른다.

특정 선수를 제외한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문제, 선수 발굴에서 육성 지원까지 많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세계태권도연맹과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의 각고와 매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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