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春秋]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에 바란다
[시사春秋]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에 바란다
  • 박완규
  • 승인 2014.03.2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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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통합신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국회 의석 130석의 제1 야당으로 공식 출범했다. 지난 2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운영위원장이 신당 창당을 통한 통합을 선언한 지 불과 24일 만이다. 이로써 이합집산의 야당사에 또 하나의 장이 기록되게 됐다.

안철수 의원은 국회에 입성한 지 채 1년도 안돼 제1 야당의 지도자로 변신해 자신의 정치력을 본격 검증받는 시험대에 서게 됐다. 김·안 공동대표는 창당대회에 앞서 국립 대전현충원을 참배하고 천안함 폭침 4주기 추모식에도 참석했다. 창당대회에는 독립유공자 조세현 선생과 6·25 참전용사, 1970년대 구로공단 여공 출신, 중동 건설근로자 출신, 탈북자, 다문화 이주여성 등이 입장하는 순서도 마련했다. 산업화 세대에 대한 예우는 물론 중도·보수층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창당선언문에서 정의로운 사회, 통합된 사회, 번영하는 나라, 평화로운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 등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당의 노선과 뼈대라 할 수 있는 정강·정책에서는 산업화 시대의 압축 성장의 성과를 인정하고 경제민주화와 혁신적 성장경제를 추구한다고 명시했다. 보수진영의 전유물로 인식되는 번영이란 가치와 성장경제, 튼튼하고 미래지향적인 안보, 북한주민의 인권과 민생개선 등도 구체적으로 담았다.

통합 이전의 민주당과는 확연히 다른 가치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중도·민생·안보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접근으로 평가한다. 과거와 달라진 제1 야당의 지향점에 기대가 크다. 문제는 실천이다. 구성원의 의식이 바뀌고 실천이 담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강·정책도 소용이 없다.

창당대회가 열린 이날도 당내에서 기초선거 무공천을 둘러싸고 여러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기초선거 무공천은 통합의 명분이자 국민과의 약속이기도 했다. 그런 만큼 당 지도부는 무공천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으나 현실론을 들어 무공천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원칙론과 지방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현실론 사이에서 길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핵안보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위신이 걸린 문제라며 정부가 간곡히 요청한 원자력방호방재법 개정안의 처리를 방송법 개정안과 연계해 반대한 것도 새정치와는 거리가 있는 처사다. 정파적 이해나 당리당략을 앞세운 결과다. '친노 배제론' '문재인 용퇴론'에서 보여지듯 해묵은 계파갈등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잠재 악재다.

새정치연합이 창당선언문과 정강·정책에 담긴 정신을 늘 새겨 당명 그대로 새정치를 몸소 보여줌으로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 날이 하루라도 앞당겨지길 염원한다. 원칙이 현실 앞에서 흔들리거나 당리당략이 국익에 우선하는 일은 새정치가 몰아내야 할 낡은 정치다.

국민 앞에 약속한 대로 실천해 보이지 못하면 기대는 더 큰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 앞으로 내놓을 다양한 정치혁신안과 그 실천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새정치 실천으로 국민의 정치불신 지표는 낮추고 행복지수는 높여주는 일에 매진해 명실상부한 '새정치연합'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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