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런던올림픽] ⑧ 사격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런던올림픽] ⑧ 사격
  • 이상철
  • 승인 2012.07.14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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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런던올림픽] ⑧ 사격

올림픽에서 가장 먼저 메달 소식을 알려오는 사격은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근대 올림픽 초대 대회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유서깊은 종목이다.

TV 중계방송이 도입되면서 흥미와 긴장감을 더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를 겪었는데 런던 대회에서는 속사권총에서 '서바이벌' 방식을 도입하는 등 결선 경기 규정을 큰 폭으로 바꿨다.

한국 사격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상승세를 이어가 런던에서는 금메달 2개와 역대 최다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결선방식 변화…'강심장만 살아남는다' = 사대에 서서 제한시간 동안 총을 쏴 표적을 맞히는 사격은 다른 종목에 비해 정적인 스포츠에 속한다.

하지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부터 종이표적 대신 곧바로 점수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표적이 도입되는 등 보는 이의 흥미와 긴장감을 더하는 방향으로 탈바꿈해왔다.

런던 올림픽에서도 비인기 종목인 사격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중계방송을 하기 쉬운 방향으로 결선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

선수 소개와 인사 후 연습사격(시사)을 거쳐 바로 결선에 들어가던 방식이 지난해부터는 시사 후 선수소개를 하고 이때 선수들은 반드시 관중석 쪽으로 돌아서서 인사를 하도록 했다.

한발씩 쏠 때마다 각 선수의 점수만 불러주던 장내 중계도 누가 최고점을 냈는지, 점수 차와 순위 변동은 어떤지 등을 자세하게 짚어주도록 했다.

또 선수 앞에는 본인은 물론 경쟁자들의 점수와 순위를 표시하는 모니터를 설치했다.

선수들로서는 시사 후에 흐름이 한번 끊기는 데다 남의 점수를 의식할 수밖에 없어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가장 큰 변화를 겪은 종목은 남자부 25m 속사권총이다.

이전까지는 본선 상위 6명이 결선에 올라 결선과 본선 점수를 합쳐 최종 순위를 매겼지만, 런던 대회부터는 본선 점수는 결선 진출자를 가리는 데에만 쓰고 메달 순위는 결선 결과만으로 결정한다.

한발당 10.9점 만점으로 점수를 계산하던 결선 사격 방식도 바뀌어 표적에서 9.7점 안쪽을 맞히면 '히트(Hit)'로 1점을 주고, 그 바깥쪽이면 '미스(Miss)'로 0점 처리해 히트수가 많은 순으로 메달을 가린다.

속사권총 결선에는 서바이벌 방식도 도입됐다.

1시리즈에 다섯 발씩 모두 4시리즈를 먼저 쏴서 히트 수가 가장 적은 사람을 먼저 탈락시킨다.

그 이후 1시리즈씩 번갈아가면서 사격해 최하위 한 명씩을 떨어뜨려 가장 마지막에 남는 두 명이 금-은메달을 가린다.

관중 입장에서는 한 명씩 탈락하는 서바이벌 방식이나 자세한 순위설명이 곁들여지는 중계 덕에 한층 흥미진진해졌지만, 선수들로서는 극도의 긴장과 피 말리는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강심장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15개 메달 놓고 경쟁..한국 금 2개 도전 = 이번 런던 올림픽에는 2008년 베이징 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소총, 권총, 클레이 부문에서 5개씩 모두 15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남자부는 10m 공기소총, 50m 소총 복사, 50m 소총 3자세, 10m 공기권총, 50m 권총, 25m 속사권총, 트랩, 더블트랩, 스키트 등 모두 9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여자부에서는 10m 공기소총, 50m 소총3자세, 10m 공기권총, 25m 권총, 트랩, 스키트 등 6개 종목이 열린다.

12개 종목에 13명의 선수를 파견하는 한국은 런던에서 금메달 2개를 목표로 잡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는 간판스타 진종오(KT)다.

50m 권총에서 2연패를 노리고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던 10m 공기권총에서도 우승을 겨냥한다.

여자 권총 기대주 김장미(부산시청)도 우승 후보다.

지난 4월 올림픽 전초전 격인 런던 월드컵 25m 권총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밖에 남자 소총의 두 대들보 한진섭(충남체육회), 김종현(창원시청)도 메달 획득이 유력하다.

한국은 금메달뿐만 아니라 전체 메달 수에서도 이전 대회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사격에 처음 참가한 한국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개를 따내 유럽이나 중국 등 사격 강국에 비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이은철(소구경복사)과 여갑순(공기소총)이 각각 금메달을 따낸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메달 수로는 진종오(KT)가 50m 권총 은메달, 이보나(우리은행)가 더블트랩과 트랩에서 각각 은·동메달을 획득한 2004년 아테네 대회가 최다였지만 이때는 금메달이 없었다.

4년 전 베이징에서 진종오가 50m 권총에서 금메달,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내 16년 만에 금맥을 이었으나 나머지 종목에서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해 명암이 엇갈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의 '질과 양'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의지를 가다듬고 있다.
변경수 대표팀 총감독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막 씨앗을 뿌려 싹이 올라왔고 베이징 올림픽 때 그 싹이 자라 꽃을 피웠다면 이제는 열매를 맺을 때다"라며 역대 최고 성적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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