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 어쿠스틱, "행복? 이 노래 듣고 느꼈어요"
바닐라 어쿠스틱, "행복? 이 노래 듣고 느꼈어요"
  • 김한주
  • 승인 2014.06.0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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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어쿠스틱, "행복? 이 노래 듣고 느꼈어요"


 

2008년에 데뷔한 바닐라 어쿠스틱. 밴드명에서 벌써부터 기타 튕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처음 주목 받은 것도 서태지의 타이틀곡 'Moai'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한 UCC 영상 때문이었다. UCC. 바로 인터넷이 그들의 주요 무대였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인디밴드 최초로 유니버설 뮤직 재팬과 계약으로 일본 진출을 꾀했다는 것. ‘나 요즘’곡이 일본에 당도했다. 최근에는 MBC 드라마 호텔킹 OST ‘같은자리’를 불렀다. 그들은 인터넷, UCC, 일본, 지상파. 인디밴드 노래가 다채널로 들린다는 것이 신기했다고 말한다.

앨범과 앨범 사이에 수많은 디지털 곡으로 텀없이 달리고 있는 바닐라 어쿠스틱. 최근에는 3집을 준비 중이라고. 오는 13일 Part.1 'Eudaimonia' 3집이 공개된다. Eudaimonia은 행복이라는 뜻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이란 어떤 상태가 아닌 행동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당연히 바닐라 어쿠스틱은 “음악하는 행동에 행복을 느낀다”고 답했다.

“음악 활동이 길어지면서 결과에 대한 부담감이 점차 커졌어요. 다들 그렇잖아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막연함 같은 것들. 하지만 이번 3집 앨범 작업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있고 또 음악을 들어주시는 팬 분들도 많이 늘어났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깨달았죠. 물론, 이번 앨범이 행복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 그런 앨범이었습니다.” (바닐라맨)

 



 

재즈를 듣기위해 나윤선을, 발라드를 감미하기 위해 성시경을 찾을 필요가 없다. 3집 앨범에는 Jazzy한 발라드곡, 바닐라 어쿠스틱표 발라드곡, 그루브감이 느껴지는 팝스러운 곡, 사랑스러운 러브송 등 7개 트랙으로 꽉 채워져 있기 때문에 종합선물세트가 따로 없다. 이는 바닐라 어쿠스틱의 음악적 역량과 폭이 얼마나 넓은지 보여주는 앨범이기도 하다.

“이전에 발표했던 두 싱글곡을 포함해 총 7곡이 3집에 담겼어요. 타이틀곡은 ‘한 번쯤 네가 먼저’. 시간이 갈수록 헷갈리게 하는 상대방에게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어요. 한 번만 들어도 따라 부를 수 있을만한 훅과 “뭘까? 네 마음을 난 몰카 하고 싶어 내가 좋기는 한 건지”같은 재치있는 가사가 이 곡의 포인트입니다.

2번 트랙 ‘무너져’라는 곡은 심플한 편곡 구성이지만 바닐라맨이 굉장히 만족스러워 하는 사운드입니다. 기분 좋게 톤이 잡힌 기타 리프와 드럼과 베이스기타에 신경을 많이 쓴 믹스로 듣고 있자면 랩이 하고 싶어지는 그런 노래랄까요?

Rain is Falling은 헤어진 연인을 향수하는 마음을 비가 뚝뚝 떨어지듯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린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감미로운 Jazz 피아노의 선율과 바닐라맨의 감성적인 보컬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바닐라맨)

몇 일전 신림에 위치한 음식점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나 요즘’이란 노래가 들려왔다. 남녀 간의 설렘을 표현한 곡으로 지난 3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이다. 비슷하게 3집 앨범 타이틀 곡 ‘한번쯤 네가 먼저’는 제목대로 썸타는 여성이 한 번쯤 네가 먼저 연락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담았다. 마음에 드는 이성의 전화를 기다리는 것. 그것은 너무 설레는 일이다.

“타이틀 곡 ‘한번 쯤 니가 먼저’라는 곡은 바닐라어쿠스틱이 추구하는 듀엣곡의 장점을 부각시켜 주는 곡입니다. 남녀가 서로 주고받는 듯한 가사로 남녀의 미묘한 감정들을 그렸어요. 한편 ‘대화가 필요해’, ‘헤픈 남자’처럼 어쿠스틱한 음악이 주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위험성은 그루감이 있는 리듬과 귀에 감기는 기타 리프, 그리고 스토리가 있는 가사 전개로 극복했어요.” (바닐라맨)

 



 

바닐라 어쿠스틱의 리더 바닐라맨. 그는 리더 이전에 멤버이자 음악 프로듀서라고 소개했다. 이번 앨범 3집의 곡들을 모두 작곡, 작사, 편집을 도맡았다는 것. 그의 능력이 놀라웠다. 그러면서 기존 앨범에는 타린의 곡도 한 두곡 수록됐는데 이번 앨범에는 싣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전했다.

“순간순간 느껴지는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놓은 곡들이 많습니다. 시적인 표현의 가사보다는 직접적인 표현이 들어있는 곡이 많은 편이에요. ‘한번 쯤 니가 먼저’, ‘무너져’라는 곡이 특히 그렇습니다.

‘나 요즘’도 그런 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아요. ‘사랑이 이별보다’는 가사 내용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공감과 비공감의 대치가 좀 있었습니다. ‘나는 이별이 훨씬 힘들다’는 쪽과 ‘사랑이 이별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등의 가벼운 대화죠. 사실 이 곡이 하고자 하는 말은 어느 쪽이 더 힘들다는 게 아니고 끝나버린 사랑 앞에서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에서 ‘그래 널 사랑하는 게 너무 힘들었으니 이별은 좀 쉬울 수 있을까?’ 라고 혼잣말처럼 자위하는 겁니다. 음악적으로는 다양한 장르를 들려주고자 노력했습니다.” (바닐라맨)

Part.1 'Eudaimonia' 3집 제목 중 Eudaimonia(에우다이모니아)는 행복을 뜻한다. “언제 행복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서슴없이 “노래할 때”라고 말하는 바니라 어쿠스틱. 가수다운 답변이었다. “그 외에 행복을 느끼는 것은”이라는 재차 질문에는 각기 다른 답변들이 나왔다.

한동안 책을 읽지 못했습니다. 바쁘기도 했고 책보다는 드라마나 영화를 즐겼어요. 그러다 생일 선물로 책 몇 권을 선물 받았는데 그때부터 다시 책에 몰두하게 됐습니다. 선물 받은 책을 다 읽고 또 몇 권 사서 읽고, 여유롭게 차 한 잔 하면서 책을 읽을 때 너무 평화롭고 좋습니다. 음악 작업의 영감을 받을 수도 있다는 장점까지. (바닐라맨)

맛있는 것을 먹거나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서 그동안 쌓아뒀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거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질 때, 배움의 재미를 느낄 때 등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행복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성아)

월드컵 기간에 앨범을 내게 돼서 걱정 된다는 성아. 그녀는 “축구는 새벽이나 아침에 하니까 낮과 밤에는 우리 음악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피식. 그녀의 세밀함에 웃음이 터졌다. 바닐라 어쿠스틱 3집은 13일, 공연은 28일로 계획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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