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② 역대 올림픽 축구대표팀 대비 전력 분석
[기획특집] ② 역대 올림픽 축구대표팀 대비 전력 분석
  • 임세권
  • 승인 2012.07.17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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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② 역대 올림픽 축구대표팀 대비 전력 분석

역대 올림픽에서 나타난 한국 축구와 지금의 올림픽대표팀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준비했다. 올림픽 본선 연속 진출의 역사가 쓰이게 된 1988 서울 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까지의 올림픽대표팀을 분석해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태극 전사들에게 투영했다. 1948 런던 올림픽과 1964 도쿄 올림픽은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어 제외했다. 아울러 선수들의 포지션은 해당 대회에 참가한 감독들의 조언을 구해 분류했음도 미리 밝힌다.

▲ 역대 올림픽대표팀 대비 미드필더 전력 분석

 
화려했던 미드필더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한국 축구가 가장 많은 스타를 배출한 포지션은 미드필더다. 신체 능력이 중요시되는 수비수나 타고난 천재성이 빛을 발하는 공격수보다는 후천적 노력으로 기량을 발전시킬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축구 선진국으로 진출한 선수 중 유독 미드필더가 많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면면은 지금 둘러봐도 화려하다. ‘아시아의 야생마’로 불린 김주성이 무대를 누빈 서울 올림픽, ‘K리그의 레전드’ 신태용이 출전한 바르셀로나 올림픽, 그리고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주목받았던 윤정환이 중원을 지휘한 애틀랜타 올림픽 등 한국 축구의 허리는 화려했다. 그래도 역대 올림픽대표팀 중 가장 빼어난 미드필더들로 구성됐을 때는 역시 시드니 올림픽에서였다. 한국 축구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가 된 박지성을 필두로 고종수·이영표·이천수·최태욱·박진섭·김도균 등이 허리를 구축했던 당시의 미드필더 라인은 지금 둘러봐도 탄성이 나온다.

베이징 올림픽 미드필더진은 개개인의 면면은 화려했으나 조직력이란 부분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산하지 못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끌던 베이징 올림픽대표팀은 백지훈·오장은·이청용·기성용 등 2000년대 중·후반 등장한 샛별들로 반짝거렸는데, 정작 본선에서는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김정우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꽤 삐꺽거렸다. 그리고 이는 조별 라운드 세 경기에서 1승 1무 1패란 평범한 성적을 거두는 데 머무르며 8강 진출 실패로 이어졌다. 시드니 올림픽과 견줄 만한 멤버였다는 세간의 기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해 무너진 것이다.

화려하면서 조화로운

이번에도 올림픽대표팀 포지션 중 가장 믿음직스러운 곳은 허리다. 역대 최고란 수식을 붙일 수 있는 시드니 올림픽이나 직전 대회인 베이징 올림픽과 견줘도 부족하지 않다.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는 구자철과 기성용이 중심이 된 홍명보호의 허리는 ‘박지성의 후계자’로 불리는 김보경, 탄력적 플레이로 일본 J리그를 흔들고 있는 백성동, 그리고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재능을 폭발시키고 있는 박종우 등이 가세하면서 짜임새가 높다는 평가다.

여기에 프랑스를 떠난 뒤 중동에서 존재감을 폭발시키고 있는 남태희와 ‘축구 종가’에서 부쩍 성장한 지동원까지 더해져 사상 최고라 평가해도 무리 없을 정도다. 그런데 이렇게 화려한 선수들로 구성된 미드필더진의 진짜 무기는 이름값이 아니다. 과거 그 어떤 올림픽대표팀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완성도 높게 단련된 팀워크다. 그리고 이는 홍명보호가 한국 축구에 사상 첫 메달을 선사하겠다는 자신감의 근본적 발로이기도 하다.

구자철과 김보경은 2009년 20세 이하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부터 호흡을 맞췄던 사이고, 지동원은 2010년 광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이들과 함께 뛰었다. 비록 남태희가 홍명보호에 합류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기성용도 직접 몸을 담은 횟수는 많지 않아도 가까운 거리에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서로를 지켜봤다는 점에서 낯설지 않다. 게다가 박종우·백성동 등은 최종 예선 기간부터 함께했던 만큼 ‘팀 홍명보’에 충분히 녹아들었다. 더해 그 어느 때보다 호흡이 잘 맞는 선수들로 구성됐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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