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③ 역대 올림픽 축구대표팀 대비 전력 분석
[기획특집] ③ 역대 올림픽 축구대표팀 대비 전력 분석
  • 임세권
  • 승인 2012.07.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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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③ 역대 올림픽 축구대표팀 대비 전력 분석

역대 올림픽에서 나타난 한국 축구와 지금의 올림픽대표팀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시간을 준비했다. 올림픽 본선 연속 진출의 역사가 쓰이게 된 1988 서울 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까지의 올림픽대표팀을 분석해 2012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는 태극 전사들에게 투영했다. 1948 런던 올림픽과 1964 도쿄 올림픽은 물리적 거리가 너무 멀어 제외했다. 아울러 선수들의 포지션은 해당 대회에 참가한 감독들의 조언을 구해 분류했음도 미리 밝힌다.

▲ 역대 올림픽대표팀 대비 수비수 전력 분석

 
그리 튼튼하지 않았던 뒷문

단기 토너먼트 대회에서 수비가 중요하다는 말, 축구계의 오랜 속설이다. 수비 축구의 대명사인 이탈리아가 늘 부족한 공격수로 허덕임에도 월드컵이나 유로 대회에서 여러 번 정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속설을 한국 축구에 대입하면 과거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이유가 분명해진다.

특히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했던 올림픽에서는 더 그랬다. 기량도 부족한데다 경험마저 충분치 못하니 튼튼한 자물쇠를 채우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도 역대 올림픽대표팀 수비진 가운데 가장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 것은 서울 올림픽과 시드니 올림픽, 그리고 아테네 올림픽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서울 올림픽에서는 정용환과 조민국을 축으로 좌우에 박경훈과 김판근이 나섰는데, 한국 축구의 첫 번째 황금 세대라 할 수 있는 이들은 본선에서 단 두 골만을 허용하는 튼튼함을 과시했다. 그 외 최강희·구상범·남기영 등도 백업 구실을 잘 수행해 최후의 보루를 높게 쌓았다.

2승 1패를 하고도 8강 진출에 실패해 ‘억울한 세대’로 불리는 시드니 올림픽 출전 멤버들도 수비력이 꽤 괜찮았다. 박재홍·심재원·박동혁 등 단단한 높이를 갖춘 이들에다 와일드카드로 강철까지 더해져 기량과 경험 면에서 조화로움을 선보였다. 조별 라운드 첫 경기인 스페인전에서 세 골을 허용한 것은 아쉬웠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 모두 무실점 승리를 지켜내며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본선 2승’을 일궈냈다. 아테네 올림픽에 참가한 수비진도 와일드카드 유상철을 축으로 똘똘 뭉쳐 올림픽 두 번째 8강 진출이란 금자탑을 한국 축구에 세웠다.

부족한 개인, 팀으로 극복한다

지난 여섯 번의 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과 이번 런던 올림픽에 출전할 수비진을 비교하면 “좋아졌다”라는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흔히 ‘네임벨류’라 말하는 이름값만 놓고 따져 봤을 때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수비 리더 홍정호와 백업 장현수가 부상으로 이탈해 수비진의 두께는 더 얇아졌다. 이렇게 헐거워 보이는 홍명보호의 수비진은 메달 획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런던 올림픽으로 향하는 수비진이 떨어지는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기대감을 품게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과거에 비해 풍부해진 경험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수비력이 강하다는 점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의 23세 이하 선수들은 더는 아마추어가 아니다. 프로 경력이 4~5년씩 되는 선수들까지 있을 만큼 달라진 환경에서 성장했다. 당연히 과거 올림픽대표팀의 약점으로 꼽히던 경험 부족으로 인한 미숙함을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팀으로서 수비력이 강하다는 것도 이번 올림픽대표팀의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수비 조직력에 대단히 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수비진은 물론 미드필더들까지 연계한 수비 조직력 재고에 심혈을 쏟았는데, 개인으로는 부족하나 팀으로는 강한 수비진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는 여기서 출발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홍정호를 대신할 누군가와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김창수가 좀 더 빨리 팀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렸긴 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수장을 생각하면 큰 걱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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