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관객에게 고민 던진 '정의의 사람들'
'정의란 무엇인가'…관객에게 고민 던진 '정의의 사람들'
  • 이보영 기자
  • 승인 2021.04.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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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정의의 사람들' 배우와 제작진
연극 '정의의 사람들' 배우와 제작진

 

서울시극단이 23일 올해 첫 정기공연 작품으로 연극 '정의의 사람들'을 선보였다.

'정의의 사람들'은 프랑스 문학거장 알베르 카뮈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삼은 작품이다. 연극은 기존 희곡의 서사 구조 위에서 현시대 관점을 갖고 많은 부분에 변화를 줬다. 그만큼 상당부분이 원작의 내용과 바뀌었다.

무대는 1905년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다. 사회주의 혁명을 위해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의 숙부인 세르게이 대공을 암살한 칼리아예프는 감옥 독방에 갇힌 뒤로 굳게 믿어왔던 신념, '정의(正義)의 정의(定義)'를 두고 혼란에 빠진다.

이 과정에서 과거 정의를 외쳤던 다양한 사건들이 무대로 소환된다. 안중근·윤봉길 의사의 의거, 태극기·촛불부대 시위, 이슬람교도의 테러, 진보와 보수 논쟁 등을 통해 과연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많은 사건이 한 무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탓에 집중이 어려운 면이 없지 않으나 극은 정해놓은 답을 향해 달려가지 않는다. 정의가 무엇인지, 시대를 떠나 변하지 않는 정의라는 것이 과연 있는지 관객에게 고민거리를 준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6월부터 극단 총책임을 맡은 문삼화 서울시극단장이 연출을 맡았다.

그는 이날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작품의 전막 시연을 올린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카뮈 원작대로 하지 않고서 이렇게 간(많이 바꾼) 이유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고, 굉장히 조심스러워했다"며 작품 제작과정을 소개했다.

문 극단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가 무엇인지'를 묻는 말에 "절대불변의 진리, 정의라는 것이 과연 이 시대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라며 "제각각의 목소리만 있지 다른 사람의 정의에는 귀를 닫고 있다"고 저마다 옳다는 주장이 넘쳐나는 요즘 세태를 꼬집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제 70대 중반이 된 배우 김재건(74)의 연기도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칼리아예프 역을 맡은 배우 김시유(29)의 동료 죄수인 포카 역을 열연했다.

서울시극단의 '정의의 사람들'은 이날부터 5월 9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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