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고래사냥을 떠난, 영화 '해적'…얽히고 섥힌 왁자지껄한 분위기
유쾌한 고래사냥을 떠난, 영화 '해적'…얽히고 섥힌 왁자지껄한 분위기
  • 김한주
  • 승인 2014.08.1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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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고래사냥을 떠난, 영화 '해적'…얽히고 섥힌 왁자지껄한 분위기


여름을 겨냥해,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벌써부터 200만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앞서 이석훈 감독은 ‘두 얼굴의 여친’에서 배우 정려원의 개성을 잘 활용해 코미디 멜로를 완성시켰다. 이번에도 그는 유해진의 고삐 풀린 입담으로, 해적의 모험담을 유쾌하게 이끈다.

‘해적’은 산적이고, 해적이고, 어쩌다 고래사냥을 하게 되는 모험담을 스펙터클하게 엮어냈다. 한국판 ‘캐리비안 해적’의 느낌도 든다. 특히 전투씬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3자로 인해 양상이 뒤 바뀌는 전개들이 ‘캐리비안 해적’과 닮았다. 뒤죽박죽, 북적거림이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모험극에 어울리는 신비적인 설정도 잊지 않았다. 명나라가 하사한 국새를 고래가 삼켜버려, 그 고래를 찾으려는 괴이한 설정이, 약간 현실과 동떨어지지만, 개의치 않다. 이런 비현실적인 설정이, 모험담을 역동적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여월(손예진)이 물에 빠졌을 때, 고래가 구해줬음을 암시하는 장면은 신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러나 ‘고래’라는 소재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뭔가, 환상적인 연출로 고래를 포장한 것은 좀 과했다고 생각한다.

여월(손예진)과 고래의 관계성을 부각시키는 노력이 부족했다. 이 영화에서 여월과 고래의 특수한 관계를 알려주는 장면은 한 쇼트뿐이다. 여월이 어렸을 때, 고래를 구해준 사건. 그 짧은 묘사로 어떤 관객이 여월과 고래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을까. 이 영화의 마지막 전투씬에서 여월이 고래의 몸을 관통한 작살의 줄을 끊는 장면은, 그래서 동감하기 어렵다. 아니, 감동을 느끼기 어렵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고래’라는 소재로 영화를 계속 이끌어가는 데, 정작 중요한 의미부여에 힘을 싣지 못했다.

눈에 거슬리는 CG와, ‘고래의 의미화’가 부족했음에도, ‘쥬라기 공원’같이 ‘해적’은 모든 연령대가 좋아할 만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코믹활극으로서 액션은 부족함이 없었고, 유해진의 코믹은 과했을 만큼 너무 웃겼다. 또한, 고래사냥을 위해 우후죽순처럼 생긴 고래잡이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면서 갈등을 최고조로 달구는 복잡스러움이 모험극에 활기를 더한다. 한 여름 밤, 가족들과 한바탕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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