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 연애의 기억' 로맨틱과 스릴러의 맛깔나는 조합
[리뷰] '내 연애의 기억' 로맨틱과 스릴러의 맛깔나는 조합
  • 김한주
  • 승인 2014.09.24 1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리뷰] '내 연애의 기억' 로맨틱과 스릴러의 맛깔나는 조합


영화 ‘내 연애의 기억’에서는 극 중 인물의 내레이션을 통해 함축적인 메시지를 담고,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조화시키며 시각적 풍성함을 보여줬다. 만화적인 영상미로 코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 그러다 갑자기 이 영화는 중후반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스릴러로 급반전시키면서 새로운 모양새를 갖춘다. 대표적 스릴러인 ‘식스센스’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이 영화가 보여준 것은 독특한 복합장르 안에서 색다른 반전이다.​​

일반적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갈등은 남녀 사이에 일어나고, 결말에서는 격하게 대립했던 연인사이를 화해시키면서 극적인 해결로 막을 내린다. 이게 정석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은진(강예원)이 현석(송새벽)의 바람기를 잡기 위해 뒷조사를 하고, 그 과정에서 현석이 살인자​라는 사실을 드러내면서 순식간에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만든다. 갑자기 스릴러의 모습을 띄기 시작한 것이다. ‘달콤 살벌한 연인’과 비슷한 이 영화는 말 그대로 달콤하다가도 살벌하다. 뻔한 해피엔딩과, 사탕의 달달함이 묻어 있는 일반적인 멜로 영화에 싫증났다면 이 영화에서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로맨틱 코미디와 스릴러라는 장르는 어떻게 보면 물과 기름 같다. 이런 복합적인 영화로는 ‘달콤 살벌한 연인’과 ‘오싹한 연애’정도가 생각날 뿐이다. 그만큼 이 두 장르를 한데 버무려 먹음직스러운 요리로 만들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놀랍도록 두 장르를 잘 조화시키며 손발을 맞추었다. 다른 장르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맥이 뚝 끊어질 수 있는 상황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켰다. 영화의 초반부에 해당하는 인물 설정 단계에서 현석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살인 동기를 알 수 있는 간략한 설명을 해놨기 때문에 물 흐르듯 매끈한 전개가 가능했던 것이다.

이 영화는 도입부터 인물 설명을 만화적으로 그리며 웃긴 멜로 영화라는 인상을 주었다. 은진의 동생인 은결(김현준)만 봐도 그렇다. 이 캐릭터는 이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연신 몸개그를 펼친다. 덕분에 중후반에서 스릴러를 마주하면서 된통 뒤통수를 맞았다. 로맨틱 코미디계의 식스센스가 따로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