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食四季] 따로 행사 치른 韓·中 수교 25주년의 현실
[木食四季] 따로 행사 치른 韓·中 수교 25주년의 현실
  • 박완규
  • 승인 2017.08.2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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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N TV=논설위원실]  결국 한·중 수교 25주년 기념행사는 한국과 중국이 따로 열었다. 1992년 8월 24일 베이징에서 양국 공동성명’으로 외교관계가 개시된 이래 10ㆍ15ㆍ20주년 행사를 공동 개최했던 것과 다르다. 우대도 홀대도 아니라지만 비약적으로 발전하던 양국 관계가 얼어붙었다. 더 늦기 전에 양국 정상이 축하메시지에서 밝힌 것처럼 ”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을 희망“해야 할 시기다.

양국 간 전례 없는 갈등 관계의 핵심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경제보복이 있다. 국제정치적으로는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다르다. 당장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서도 “현재의 긴장 국면에 이롭지 않다”며 중국은 각을 세운다. 중국과 미국의 G2 통상전쟁에 대비하면서 훈풍이 불던 한중 관계를 복원해야 할 것이다. 경제, 통상, 문화, 정치·외교 등 모든 교류 영역에서 두 나라는 서로에게 중요하다.

그러나 역시 걸림돌은 사드를 보는 기본 인식 자체가 전연 다르다는 데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한다.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어체계로 보는 우리 인식과는 천양지차다. 한반도 정세 돌파를 위해서는 한미동맹뿐 아니라 러시아, 일본은 물론 중국과의 협력 외교가 필요하다. 이런 기본 인식을 갖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수교 후 중국은 2004년 이래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다. 중국 입장에서도 우리는 주요 교역국이다. 올 3월부터 6월까지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이 60.1% 급감했고 현대ㆍ기아차는 상반기 중국 판매량이 전년 대비 52% 줄었다. 직격탄은 아니지만 중국도 피해를 보고 있다. 한중 관계는 이제 사회주의 국가와의 수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두 나라는 상호 의존성이 높다. 외교채널을 다시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25년 전 타이완과 단교를 하고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경제적 이익을 가장 중시했다. ‘물이 흐르면 도랑이 생긴다’던 중국도 실사구시를 내세웠다. 양국이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것도 수교기간과 대체로 겹친다. 중국의 셈법은 다르지만 양국 관계를 중시한다는 두 나라 정상의 인식은 대동소이하다. 문재인정부는 중국의 이해만 바라지 말고 주도적으로 사드 정국을 넘어 신뢰회복과 경제 안보협력 체제를 되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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