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㊳>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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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진
  • 승인 2012.08.1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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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아침㊳>양심

 
유명한 셰익스피어의 작품 ‘맥베스’의 책장을 넘기면 처음부터 기분 나쁜 마녀 3명이 나타난다. 마녀들은 용장 맥베스가 왕위를 탐내는 걸 알고 꼬드겨, 결국 맥베스를 비극의 길로 빠지게 한다.

셰익스피어는 마녀라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통해 인간의 악마적 욕심을 상징화하려고 했다. 중세 기독교 전성시대에는 교회가 권위를 높인다고 악마의 존재를 강조했다.

마녀는 인간에게 해독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마녀는 평소에 변장하여 사람들 틈에 끼여 있는 것이다. 마녀사냥은 그래서 필요했다.

교회 심문청 지도자에 의해 유럽에서 마녀사냥이 행해졌다. 그 방법은 일방적이고 잔인했다. 무고한 사람들을 혹독하게 고문하다가 불태워 죽인 다음 뼈는 가루를 만들어 공중에 뿌렸다.

프랑스를 패망으로부터 구국해낸 처녀 잔다르크가 마녀로 몰려 화형에 처해지고,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굴복한 것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총명하다는 엘리자베스 여왕도 충치의 고통을 마녀의 소행으로 돌려 애매한 어느 부인을 처형했다고 한다.

마녀사냥은 암흑시대라고 불리는 중세기에만 있던 일이 아니다. 인류가 휴머니즘과 이성에 눈뜬 르네상스를 지나 18세기까지 남았었다.

어떻게 보면 지금도 있는 것이다. 나치의 유태인 대량 학살과 코소보 땅의 「인간청소」라는 것도 그것이며, 군사 독재 때 많은 민주 인사들이 끔찍한 박해를 받은 우리네 사정도 같은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갈릴레이는 교회 재판에서 굴복한 뒤 돌아서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중얼거렸다. 암울했던 시기에 우리가 흔히 듣던 ‘양심선언’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는 80고개에 눈을 감았다.

독일의 극작가 브레히트는 갈릴레이를 주인공으로 희곡을 썼다. 그는 나치 압제하에 예술적 신조를 굽히지 않았던 사람이다. 학자이며 예술인으로서의 양심을 지키려 했던 게 그들의 공통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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