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김영란법 시행 1년, 입법취지 내 손질이 필요하다
[社說] 김영란법 시행 1년, 입법취지 내 손질이 필요하다
  • 박완규
  • 승인 2017.09.2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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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며 깨끗하고 공정한 사회를 표방해 만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오늘(28일)로서 시행 1년을 맞았다. 경제 위축 등의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 법 시행 후 부정적 효과보다는 청탁과 금품수수 등을 억제해 청렴문화를 정착시키는 시금석이 됐다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한국사회학회가 최근 개최한 ‘청탁금지법 1년과 한국사회’란 주제의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두 차례 설문조사 결과다. 일반인 12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4%는 청탁금지법에 대해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 법이 부패와 부정청탁 관행 근절이란 당초 입법 취지를 살리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와 언론사·사립학교·사립유치원·사학재단 이사진 등이 대상이다. 이들 중 부정한 청탁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직무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회 100만원(연간 300만원)이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직무 관련자로부터 식사는 3만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을 초과해 받을 경우엔 과태료를 부과 받는다.

청탁금지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부작용이 있어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농·축·수산업계와 음식업계 등이 법 시행 후 매출 감소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주된 근거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을 중심으로 국회에서는 현행 식사·선물·경조사비 등 금액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앞서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청탁금지법을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서 2016년 176개국 중 52위로 평가됐을 정도로 아직 갈 길이 멀다. 입법 취지가 훼손돼서는 안 되지만 청탁금지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미세 조정은 검토할 때가 된 것 같다. 부정청탁이나 직무 관련성 등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내용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법은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이 법 위반으로 111명이 입건돼 7명이 기소됐다. 25명은 불기소됐고 8명은 보호사건 등으로 법원에 이송됐으며 71명은 수사가 진행 중이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했던 청탁과 이를 둘러싼 금품 거래 관행이 법 시행 이후 제대로 감시·고발되지 않고 있다는 의심도 든다.

법의 취지는 살리되 현실에 맞게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 다수를 잠재적 범법자로 만드는 법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법 따로 현실 따로가 되지 않도록 청탁금지법 해석의 모호함을 줄이는 보완 작업과 함께 당국과 시민의 감시를 활성화할 제도적 유인책까지 고려해 법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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