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태극마크 향해 하이킥! 동래구청태권도팀
[탐방]태극마크 향해 하이킥! 동래구청태권도팀
  • 양원호
  • 승인 2012.09.14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탐방]태극마크 향해 하이킥! 동래구청태권도팀

 
태권도는 우리 나라의 국기이자 올림픽종목으로서 종주국지만 경기적으로 크게 인기를 끄는 종목은 아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만 효자종목으로 반짝 관심을 받는다.

종주국인 만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오히려 욕을 먹는 종목이 태권도다. 따라서 태권도를 하려고 하는 선수도 많지 않고, 실업팀 역시 적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 묵묵히 태권도팀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동래구청 태권도팀이다.

지난 2006년 창단한 동래구청 태권도팀은 그동안 전국체전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부산 체육계의 '효자팀'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2010년까지 정선영(28·은퇴)이라는 걸출한 스타 한 명에 의존한 팀이었다. 자연히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은 발전할 수 없었다.

정선영 선수가 은퇴하고 지난해 이석훈(34)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동래구청팀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문대성이라는 '거물'에 가려 만년 2인자에 만족해야 했던 이 감독은 실업팀인 에스원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왔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고향의 후배들이 이뤄주길 바랐던 이 감독은 훨씬 많은 연봉을 주겠다는 다른 실업팀의 제의를 뿌리치고 동래구청 감독직을 맡았다.

태권도는 개인 종목이지만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조직력을 강조했다. 또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선수들이 고른 기량을 가질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이에 따라 동래구청팀 선수들은 친자매지간처럼 끈끈하게 뭉쳤고, 자연스럽게 성적도 좋아졌다.

6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김은정(73㎏ 이상급)이다. 김은정은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이인종에 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지만 기량이나 체력 면에서는 톱클래스 수준이다. 이 때문에 런던올림픽에 훈련 파트너로 참가하기도 했다. 올해 전국체전에서도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실업연맹대회와 지난해 국방부장관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나영(67㎏ 이하급)도 기량이 만개했다. 현재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는 국가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밖에도 '맏언니' 김민정(46㎏ 이하급)과 강정미(53㎏ 이하급), 신혜진(73㎏ 이하급), 김수금(57㎏ 이하급) 등도 언제든지 각종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량을 갖췄다. 내년에는 국가대표급 선수 2~3명이 팀에 새로 합류할 예정이어서 동래구청의 전력은 올해보다 훨씬 강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동래구청이 짧은 시간 만에 명문팀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동래구청의 적극적인 지원에다 이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평소 훈련량이 많기로 유명한 동래구청은 다른 팀에 비해 3~4배의 훈련을 하고 있다. 또 스포츠 과학을 훈련에 접목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훈련이 이뤄지다 보니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태권도 선수들은 보통 선수생명이 매우 짧다. 체계적인 훈련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면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잘나가는 동래구청 태권도팀이지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전국체전 등 각종 태권도 대회에는 7체급이 있는데 동래구청은 창단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전체급에 출전하지 못했다. 선수가 6명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동래구청은 진정한 '드림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 감독은 "외부에서 봤을 때'대표팀에 가까운 팀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팀을 만들고 싶다"면서 "우리 팀의 모든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키워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