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2015) 넓은 시야
#좋은아침(2015) 넓은 시야
  • 박완규
  • 승인 2018.03.1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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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신과 전문의 친구를 만나
유작 하노라니, 자연스레 푸념을 하고
그것이 상담으로 이어집니다.

요즘 눈이 너무 나빠지니까
뇌도 손도 영향을 받아서 평생 써온 글도
오탈자 낼 때가 있다니까
이 친구 생뚱맞은 소릴 합니다.

“자네는 눈이 나빠도 시야는 넓으니
안과에나 가봐!“

의아해하는 표정을 보며
빙그레 웃더니 말을 잇습니다.

“날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 대체로
시야가 엄청 좁다네.
자기 자신이나
가족에게만 관심이 쏠려 있지.
손해를 봤나 안 봤나를 엄청 따지고,
효율성 같은 것을 굉장히 중시하더라구.“

처음엔 이런 게
정신질환의 특징인 줄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문제의 핵심에 그런 게
다 들어 있었답니다.

이걸 알고 난 다음부터는
그런 것들을 치료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환자의 시야가 넓어졌을 때
정신 건강을 회복하여 잘살게 되는 걸
볼 수 있었답니다.

시야가 좁은 건 정신 불건강이고
시야가 넓은 건 정신 건강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나 가까운 사람만이
내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내게
영향을 끼칩니다.

시야가 넓은 이는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만
시야가 좁은 사람은 그런 게 자신과
무관하다 여깁니다.

그래서 시야가 넓다는 건
‘지혜가 있다’는 뜻이고 ‘바로 본다’는
말입니다.

봄비가 내려 가시거리는 짧지만,
시야는 넓은 벗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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