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지였습니다.
길고 긴 하루였지요.
그나마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 덕에
밀려오는 더위를 씻을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밤이 되어 여덟시 무렵엔
달이 민들레네 집 마당 위에
떠올랐습니다.
그믐에 비워냈던 몸에
살이 덜 올라 반달 형상이었으되,
유난히 반짝이는 별 하나와
조그맣게 빛나는 별 하나를 거느리고
있었으니 밤하늘은 흐뭇했습니다.
그러나
별과 달은 하나가 되지 못했습니다.
민들레네 옥상을 지나
반달이네 감나무 곁까지 가보았지만
언제나 그만큼에서 그만큼의 거리
사이에 있어야만 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견우와 직녀보다 더 애닮은 사랑이라,
울며울며 갔습니다.
하지의 하늘 별빛
멀리로 바라보는 달을 따라,,,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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