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아침(2156) 비겁함
#좋은아침(2156) 비겁함
  • 박완규
  • 승인 2018.08.1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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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한 지인이
저만치서 씩씩거리며 들어옵니다.

오는 길에 갑자기 끼어드는 차 때문에
하마터면 접촉사고가 날 뻔했는데
미안하다는 표시도 없어 화가 났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비보호 좌회전을 하려는지
급하게 차를 멈추는 바람에 또다시 부딪칠 뻔한
그는 드디어 폭발합니다.

겨우 빠져나와 옆에 차를 대고 차창을 열었는데,
순간 분위기는 OK목장의 결투를 연상시킵니다.

상대방은 앞, 뒤 자리의 창문이 같이 열렸고,
차 안에는 건장한 청년 네 명이 앉아있더랍니다.

순간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고,
급기야 “운전 좀 똑바로 하세요.”라고
작아진 목소리로 따집니다.

다행히 청년들은 착한 듯 모두 한목소리로
머리를 숙이면서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얼른 창문을 닫고 꽁지가 빠지게
그 자리를 빠져나오며 생각했답니다.

“강자 앞에서는 아무리 극심한 분노라도
단 1초 만에 가라앉힐 수 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약자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쉽게 화를 낼 수 있는가.“

비겁함을 자책하는 지인에게
톨스토이의 말을 일러줬습니다.

‘분노는 타인에 대하여 유해하지만,
분노에 휩싸인 당사자에겐 더욱 유해하노니...!

교만 없고, 분노가 없는
벗들의 일상을 응원합니다.



-목식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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