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오디션→파생 예능' 공식으로 자리 잡다
'음악 오디션→파생 예능' 공식으로 자리 잡다
  • 이보영 기자
  • 승인 2021.04.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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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 매직유랑단 [KBS 제공]
트롯 매직유랑단 [KBS 제공]

TV조선 '미스터트롯'과 '사랑의 콜센타' 그리고 '뽕숭아학당', '미스트롯2'와 '내 딸 하자', KBS 2TV '트롯 전국체전'과 '트롯 매직유랑단', JTBC '싱어게인'과 '유명가수전'….

대규모 음악 오디션 후 우승자 등 주요 멤버들이 출연하는 파생 예능을 연이어 선보이는 것은 이제 모든 방송사에서 '공식'이 됐다.

과거 엠넷에서 아이돌 오디션으로 데뷔한 프로젝트 그룹이 파생 예능에 출연해 팬덤을 결집하는 역할을 했던 것과 비슷한 사례이지만, 지상파와 주요 종합편성채널까지 합세하면서 판이 훨씬 커졌다.

'미스터트롯'의 경우 본편 시청률이 35.7%(닐슨코리아 유료가구)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신드롬을 일으킨 만큼 파생 예능도 제대로 흥행했다. 지난해 시작한 '사랑의 콜센타'와 '뽕숭아학당'은 방송한 지 1년이 됐지만 여전히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제작진은 기존 멤버들에 새로운 게스트들을 더해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며 영리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랑의 콜센타 [TV조선 제공]
사랑의 콜센타 [TV조선 제공]

'미스트롯2'도 '미스터트롯'의 파급력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30%대 시청률을 기록한 만큼 파생 예능에도 관심이 쏠렸고, 제작진은 톱(TOP)7을 내세워 새 예능 '내딸하자'를 선보였다. 톱7이 특별한 사연을 보낸 아버지 어머니에게 '노래'로 효도한다는 콘셉트다. 사연을 받아 신청곡을 불러준다는 콘셉트는 '사랑의 콜센타'와도 비슷하다. 첫 회 시청률은 10%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전국 트롯체전'도 나훈아의 향기가 풍긴다는 극찬을 얻은 우승자 진해성을 비롯해 2·3위 재하, 오유진, 그리고 '단장' 송가인을 모아 '트롯 매직유랑단'을 론칭했다. 의뢰인의 고민에 맞는 트로트 무대를 즉석에서 펼치고 감상평과 토크를 나누는 포맷으로, 1회 시청률은 4%대를 기록했다.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이라는 스타를 배출한 '싱어게인' 역시 본편의 부제에서 착안해 파생 예능 '유명가수전'을 선보였다. 무명가수에서 갓 유명 가수가 된 세 사람이 원조 유명 가수들을 만나 함께 노래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콘셉트로, 첫 회부터 아이유가 게스트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첫 회 시청률은 3.4%였다.

이렇듯 최근 '오디션 후 파생 예능'이 공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도 무관하지 않다. 과거에는 오디션을 치르고 나면 공연부터 열심히 하는 게 공식이었지만 방역 수칙으로 여의치 않기 때문에 방송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10일 "오프라인 콘서트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노래와 예능, 콘서트를 결합한 형태로 온 것인데 그게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이 된 것"이라며 "다만 뮤지션 입장에서는 노동 착취가 아닌가 싶은 측면도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최근 트로트 오디션이나 '싱어게인' 같은 경우 복고적인 부분이 있어서 '텔레비전 세대'와 통한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오디션 우승자들을 내세우면 흡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시청률로도 이어진다"며 "출연자들은 무대가 그리운 사람들이기 때문에 많이 노출되고 싶으니 좋고, 시청자는 이제 막 인기를 얻은 스타들의 여러 모습을 보고 싶은 욕구를 충족할 수 있으니 환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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