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으로 돌아간 벤투호..이란전 원톱은 누가 될까?
원점으로 돌아간 벤투호..이란전 원톱은 누가 될까?
  • 박정우 기자
  • 승인 2022.03.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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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와 조규성 [사진=대한축구협회]
황의조와 조규성 [사진=대한축구협회]

경쟁자는 셋에서 둘로 줄었지만, 뛸 수 있는 자리도 하나 사라졌다.

벤투호의 골 사냥을 책임지는 골잡이 황의조(30·보르도)와 조규성(24·김천)은 이제 사이좋은 파트너에서 원톱을 다투는 경쟁자가 됐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3)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2연전(24일 이란·29일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주전술인 원톱으로 회귀를 사실상 예고했다.

벤투 감독은 불과 2개월 전인 레바논과 시리아 원정에선 공격수 두 명을 배치하는 투톱으로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는 큰 효과를 봤다. 난적으로 손꼽히던 레바논전에서 황의조가 건네준 패스를 잡아챈 조규성이 결승골을 터뜨린 장면이 투톱의 유용성을 증명한 하이라이트였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또 다른 공격수인 김건희(수원)를 이번 2연전에서 소집하지 않으면서 “전술적 이유”라고 변화의 의지를 내비쳤다. 당장 투톱을 전술에서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선수 구성을 살펴본다면 원톱에 무게가 실린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의 지휘봉을 잡은 이래 줄곧 최전방 공격수 한 명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는 전술을 선호해왔다. 상대적으로 미드필더 숫자를 한 명 늘리는 이 전술은 매끄러운 패싱 게임을 바탕으로 볼 점유율을 높여 상대를 압도하는 그의 축구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더군다나 대표팀의 최대 경쟁력은 측면 자원에 있다. 유럽에서도 톱클래스로 손꼽히는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송민규(전북), 나상호(서울) 등 측면 공격수들이 더 자유롭게 움직이려면 투톱보다는 원톱이 낫다. 손흥민은 벤투호 체제에서 득점 2위(5골)와 어시스트 1위(6개), 황희찬은 득점 3위(4골)와 어시스트 2위(5개)를 자랑하고 있다.

벤투 감독의 원톱 회귀가 흥미로운 것은 주전 경쟁의 저울추가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금껏 황의조가 선발, 조규성이 당연히 벤치라는 익숙한 풍경이 이번에는 반대로 나타날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벤투 감독이 황의조가 무조건 풀타임을 뛰어야 한다고 고집했지만, 최근에는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조규성도 충분히 선발로 뛸 수 있는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황의조가 누구보다 원톱 전술에 친숙한 것은 분명하다. 그는 벤투 감독에게 무려 13골을 선물하면서 승리의 파랑새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 활약상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황의조가 A매치에서 마지막으로 득점을 기록한 것은 9개월 전인 지난해 6월 투르크메니스탄전이었다. 당시 멀티골을 터뜨린 그는 최종예선에서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강등권으로 전락한 소속팀 보르도에서도 최근 6경기 1골에 그치고 있다.

반면 조규성은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훨훨 날아다닌다. 그는 최근 A매치 4경기에서 2골을 터뜨렸고, 올해 K리그1에서도 3골로 득점 선두를 다툰다. 조규성은 황의조를 존중하면서도 선발에 대한 경쟁 의지는 감추지 않고 있다. 조규성은 “지금은 매 순간 기대하고 있다. (태극마크를 처음 달던) 초심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란전에 출전한다면 골까지 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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